‘느린아이’ 위한 학습지원
다자녀지역ㆍ아동센터 확대
누적 이용자 3.5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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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5월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런 학생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시 대표 교육복지 플랫폼 ‘서울런’이 다시 한번 진화한다. 7월부터 실시간 AI 튜터, 1:1 논술 멘토링, 기초학습이 부족한 초등학생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시작되고, 대상도 다자녀 가구와 지역아동센터 청소년까지 넓어진다. 단순한 강의 제공을 넘어, 학습 격차를 세심하게 메우는 정교한 교육복지로의 확장이다.
서울시는 하반기부터 서울런을 ‘개별 학습 격차를 보완하는 맞춤형 플랫폼’으로 고도화한다고 13일 밝혔다. 서울런은 2021년 출범 이후 사교육이 어려운 청소년에게 온라인 강의, 1:1 멘토링, 진로 컨설팅을 제공해왔다. 6월 말 기준 약 3만5000명이 서울런을 통해 학습했고, 2025학년도 수능 응시자의 95%는 “서울런이 입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서울시는 “사교육 경험이 없는 이용자의 평균 학습 시간이 경험자보다 4.5배 길다”는 자체 분석을 바탕으로, 교육 소외계층일수록 서울런의 실질적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용자 가구의 절반 이상(52.4%)이 사교육비 부담이 줄었다고 답했으며, 월평균 34만7000원이 절약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서울런의 콘텐츠는 한층 더 풍성해진다. 기존 22개였던 학습 사이트는 24개로 늘었고, ‘아이스크림홈런 중등’과 ‘패스트캠퍼스’가 신규 플랫폼으로 합류했다. 홈런 중등은 학생 개별 수준에 맞춘 진도별 학습이 가능하며, 전용 학습기기·펜·교재가 무료로 제공된다. 우수자에게는 족보닷컴 쿠폰도 지급된다.
패스트캠퍼스는 AI 시대에 맞춘 비교과 콘텐츠를 제공한다. 중학생은 데이터 프로그래밍 등 실습형 강좌를, 고등학생과 대학생은 인공지능, 데이터사이언스 등 심화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261개), 자기개발(226개), 디자인(194개), 생성형AI(61개) 등 총 1045개 강좌가 마련됐다.
특화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이달부터 중·고생과 N수생을 대상으로 ‘콴다(QANDA)’ 앱 기반 실시간 AI 튜터 서비스가 도입됐다. 모르는 문제를 사진이나 텍스트로 업로드하면 즉시 풀이 영상을 받을 수 있고, 연속 질의응답까지 가능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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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런. / 사진 : 서울시 제공 |
또래보다 학습 속도가 느린 초등학생 50명을 위한 시범사업도 시작됐다. 전문 심리상담센터가 학습능력을 진단하고, 결과에 따라 맞춤 전략을 설계해 연말까지 지원한다. 사업 성과에 따라 확대 여부도 검토될 예정이다.
8월부터는 1:1 논술 멘토링 시범 운영도 진행된다. 서울런 멘토링에 참여 중인 입시 준비생 30명이 대상이며, 논술 지도 경험이 있는 멘토와 주 1회 2시간 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목표 대학 설정부터 실전 답안 첨삭까지 밀착 지원이 이뤄진다.
서울시는 민간 후원을 통해 지원 대상도 확대한다. 그동안 제외됐던 다자녀 가구와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도 서울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중위소득 100% 이하의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의 초중고생 약 7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와 교재를 시범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아동센터 이용 청소년은 소득 구분 없이 중학생 500명을 선발해 센터 단위로 학습 콘텐츠와 멘토링을 제공한다. 센터 안에서 또래와 함께 학습 습관을 형성하며 소외감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진우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이번 하반기 서울런의 변화는 아이들이 출발선에서 차별받지 않고, 다방면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복지의 진화”라며 “앞으로도 대상자별 수요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 발굴하고 대상 또한 확대해 촘촘한 학습지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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