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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늘고 주식 수도 증가했는데…힘 못쓴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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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15 06:20:30   폰트크기 변경      
중복상장 급증에 주식 가치 저평가 직면

상법 개정으로 변화 흐름

중복상장 불가능 전망도


[대한경제=권해석 기자]국내 상장주식 수는 신규 상장 기업이 늘어나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작년까지 신규 상장기업은 351개이 이른다. 같은 기간 상장폐지 종목은 140개(이전 상장 제외)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1132억2263만주던 국내 증시의 상장주식 수는 작년 말에는 1193억5495만주로 늘어났다.

상장폐지되는 기업보다 새로 증시에 진입하는 기업이 더 많아지면 시가총액도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대인 3316.08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 6월25일 국내 증시 시총은 2742조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작년 말에는 코스피는 2399.49로 떨어졌고, 시총은 2306조원으로 하락했다.

결국 늘어난 주식의 질이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IBK투자증권이 지난해 11월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당시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은 약 18%다. 중복상장은 전체 시총에서 상장사가 보유한 다른 상장자 지분 가치의 비율이다. 우리나라의 중복상장 비율은 일본(4.38%)과 대만(3.18%), 미국(0.35%)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국내 증시의 중복상장 비율은 2010년께는 10% 수준이었지만, 2021년을 넘어서면서 15% 위로 넘어섰다. LG에너지솔류션이 LG화학으로부터 물적분할 후 신규상장하는 등 대기업들이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대거 중복상장한 이유가 컸다. 중복상장은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면서 동일한 기업가치를 두 번 계산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투자자들은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가치가 이미 주식시장에서 계산됐다고 보고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할인하게 된다”면서 “국내 지수 가치 평가시 보수적으로 순이익의 10∼15% 수준을 할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복상장이 많아지면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시총은 커지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게 되는 셈이다.

다만, 최근 상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중복상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3일 국회는 주주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전체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회사 이사회에서 지배주주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방안을 담은 상법 개정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 계획을 접는 등 상장사들이 중복상장을 주저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좋은 기업이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권장해야 하는 일이며 그로 주식 수와 시총이 늘어나는 것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간 문제가 됐던 중복상장은 상법이 개정되면서 앞으로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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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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