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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김재빈교수,위정재교수,정소담교수,이동욱 동의대 석사과정생. / 사진 : 동의대학교 제공 |
[대한경제=김옥찬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항공기나 선박 등의 외피에 적용하면 공기 및 유체 저항을 줄여 연료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인공 상어 피부’ 소재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동의대학교(총장 한수환)는 화학공학과 정소담 교수와 이동욱 석사과정생이 부산대학교 김채빈 교수 연구팀 및 한양대학교 위정재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자기장과 빛에 반응하여 정밀하게 모양을 제어할 수 있는 상어 피부와 비슷한 마이크로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상어 피부의 미세한 리블렛(riblet) 구조가 유체 저항을 줄여 빠른 유영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모사한 고기능 인공 표면을 개발했다.
상어 피부는 단순한 홈 구조가 아닌 미세한 비늘들이 교차·중첩된 3차원 복합 구조로, 기존의 복제 성형 기술로는 정밀 구현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자기장으로 형성된 마이크로 구조체를 빛에 노출해 실시간으로 고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성 재료를 개발함으로써, 정교한 생체 모사 구조의 구현에 성공했다.
기존에는 자기장을 가하여 상어 비늘의 인공 리블렛 구조를 변형시켜도 자기장을 없애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한계가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빛을 이용하여 자기장에 의한 구조를 그대로 고정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 다시 빛과 자기장을 통해 원래 모양으로 되돌리기가 가능해졌다.
핵심은 ‘동적 공유 결합(Dynamic Covalent Bonds)’이 있는 가교 고분자(CAN, Covalent Adaptable Networks)로, 빛이나 열에 반응해 분자 결합이 다시 연결되어 플라스틱처럼 여러 번 재가공하거나 손상된 부분을 쉽게 복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광반응성 이황화 결합 기반의 CAN 고분자와 자성 입자를 결합해, 빛과 자기장으로 형상 제어가 가능한 인공 상어 피부 구조를 개발했으며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으로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열경화 공정을 통해 정밀한 마이크로 구조를 제작했다.
이번 연구에서 동의대 화학공학과 정소담 교수팀은 분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빛과 온도에 따른 재가공성 정도의 변화와 소재가 원래대로 돌아가는 분자 수준의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자가 치유가 가능한 스마트 소재의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정소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실제 상어 피부에 근접한 성능을 구현했다. 이 소재는 실온에서 빛과 자기장을 통해 손상 복구와 모양 고정이 되어 차세대 스마트 표면, 자가 치유 코팅, 유연 소자 등 다양한 분야 응용이 가능하며 3D 미세구조 제작과 새로운 소재 개발이 기대된다”고 연구 성과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동의대 정소담 교수, 부산대 김채빈 교수, 한양대 위정재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 부산대 응용화학공학부 윤여명 박사과정생과 한양대 문호준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 한양대 조웅비 박사후연구원과 동의대 이동욱 석사과정생이 공동저자로 수행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본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 (IF = 27.4, JCR 상위 1.9%)’에 지난 6월 1일자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특히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 (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부산=김옥찬 기자 kochan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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