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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아니라, 마음 쉼터”…영국도 주목한 서울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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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17 11:51:35   폰트크기 변경      
관악·강북·도봉·동대문 4곳서 시범운영

65세 이상 이용률 67%, ‘세대 연결’
3월 말부터 1만 4600명 이용



16일(현지시간) 영국 더 가디언에 소개된 ‘서울마음편의점’. / 사진 : 더 가디언 캡처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서울의 외로움 해소 실험이 국경을 넘어 주목받고 있다. 영국 유력 일간지 더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한국이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에 대처 중인 가운데, 서울이 해결방안으로 ‘서울마음편의점’이라는 야심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마음편의점’은 서울시가 1인 가구 급증에 따른 시민의 고립감과 외로움 문제에 대응해 마련한 공간이다. 지난 3월 말부터 관악‧강북‧도봉‧동대문 등 4곳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으며, 시민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며 속마음을 털어놓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가디언은 직접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마음편의점을 취재한 뒤 “외로움을 겪는 시민 누구나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며 “적극적인 소통뿐 아니라 수동적인 상호작용만으로도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기반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마음편의점을 이용하고 있는 시민들. / 사진 : 서울시 제공 


방문객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도 기사에 담겼다. 고립감에 시달리다 마음편의점의 도움을 받아 현재는 자원봉사자가 된 이모씨는 인터뷰에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가치”라고 말했다. 형식적인 상담 서비스가 아니라, 인간적인 연결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가디언은 이 실험을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용자 중에는 활발한 대화보다 안정적인 공간 속에서 조용히 머무는 걸 외로움 극복의 방식으로 택한 이도 있었다. ‘과도한 사회적 소통보다는 안정된 공간에서 쉬는 것이 좋다’는 한 시민의 말은 ‘서울마음편의점’의 방향성이 단순 상담소를 넘어 일상 속 쉼터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곳에서는 외로움 자가진단과 고립경험 당사자‧전문가와의 상담, 외로움 해소 특화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있으며, 간단한 먹거리도 준비돼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대상’, ‘풀무원식품’과 협약을 맺고 기부받은 소고기미역국, 서울라면 등을 배치해 따뜻한 음식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영 넉 달 만에 누적 이용자는 1만4639명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어르신이 67.4%로 가장 많고, 중장년 24.7%, 청년은 4.8%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앞으로 각 편의점별 주요 이용층과 수요에 맞춘 특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마음편의점 이용 사진. / 사진 : 서울시 제공 


이 사업은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외로움 없는 서울’ 종합대책의 일환이다. 단순 고독사 예방을 넘어, 외로움과 재은둔, 재고립까지 선제적으로 막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목표다.

특히 ‘서울마음편의점’과 함께 시작된 ‘외로움안녕120’ 서비스는 24시간 전문 상담원이 시민의 외로움에 귀를 기울이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4월 1일 시작 이후 한 달 반 만에 목표치인 3000건을 초과 달성했고, 6월 말 기준 누적 상담건수는 9334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외로움 대화’는 5448건(58.4%), 고립·복지 서비스 등 정보 상담은 3886건(41.6%)이었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외로운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서울마음편의점은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치유의 공간”이라며 “해외언론의 높은 관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외로움은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며 앞으로도 외로움 없는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체계적이고 입체적인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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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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