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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TASTE OF SHINSEGAE)'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사진=오진주 기자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일본인 관광객들이 직접 매장으로 와서 사가죠.”
궁중 약과와 한과를 판매하는 '만나당'의 김주연 이사는 해외에서 인기를 실감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1963년부터 궁중병과를 연구한 황문철 장인이 설립한 이 브랜드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매장에서만 제품을 팔고 있다. 이번에 면세점에 처음으로 입점하게 됐다.
명품 브랜드로 매장을 채웠던 신세계면세점이 명동점을 K푸드와 K팝 스타의 굿즈로 채웠다. 8~12층 중 11층 전체에 브랜드 100여개를 입점시켜 K컬처 복합 쇼핑 공간으로 새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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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명동점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 매장 모습./사진=신세계면세점 |
사실 면세점이 음식과 디저트로 매장을 채우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다. 명품 패션·뷰티 브랜드보다 객단가가 낮기 때문이다. 빨리 구경하고 움직여야 하는 공항 면세점은 매장을 다닥다닥 붙여 효율성을 추구하기도 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지금 과감한 결정을 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도 영업손실 2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방 점포는 닫는 대신 핵심 상권인 명동점 새단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에는 시내 면세점인 부산점을 폐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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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궁중병과 브랜드 '만나당' 제품이 놓여 있다./사진=신세계면세점 |
신세계면세점은 명품 구매보단 성수동의 감성을 원하는 외국인들을 잡아두기 위해 K푸드를 전면에 배치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세계면세점의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늘어 K푸드의 인기를 체감하기도 했다.
새단장의 중심은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TASTE OF SHINSEGAE)’다. 스낵부터 건강기능식품까지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매장 한쪽은 마트 콘셉트로 꾸며 한국에 오면 대형마트를 찾아 먹거리를 사 가는 외국인들에게 ‘마트 체험’을 제공한다.
성수나 북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브랜드도 대거 들여왔다. 면세점에 없었던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바이어들이 직접 매장을 돌아다니며 브랜드를 설득했다. 국내 면세점 최초로 입점한 ‘브릭샌드’, ‘그레인스 쿠키’와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슈퍼말차(티·랑그드샤)’, ‘니블스(초콜릿)’, ‘타이거모닝(진저샷)’, ‘케이첩(소스)’ 등을 만날 수 있다. 유명 유튜버 심으뜸이 운영 중인 브랜드 ‘비브리브’도 눈에 띈다.
K팝 그룹 방탄소년단 굿즈 매장인 ‘스페이스 오브 BTS(SPACE OF BTS)’는 기존 8층에서 11층으로 옮겨 새단장한 공간으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BTS 멤버별 활동 시기에 맞춘 신상품을 공개하고 팬들을 겨냥한 굿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잔망루피와 카카오프렌즈 등 팬을 몰고 다니는 캐릭터도 11층으로 발길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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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조성된 '스페이스 오브 BTS(SPACE OF BTS)' 매장 모습./사진=오진주 기자 |
신세계는 면세점이라는 본업도 잊지 않았다. 귀국 전 선물을 사기 위해 찾는 외국인들을 위해 입점 브랜드 중에서는 신세계 단독 선물용 패키지 제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곽종우 신세계디에프 마케팅 담당은 “요즘엔 K푸드가 유통업계에서 집객 역할을 하고 있다”며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로 신세계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예상대로 오는 9월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방문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정원 신세계디에프 상품기획(MD) 담당 상무는 “성수와 홍대 등 서울 주요 상권의 최신 트렌드와 감성을 분석해 명동점에 집약했다”며 “앞으로도 K콘텐츠 중심의 상품 개발과 매장 운영을 강화해 면세 쇼핑의 매력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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