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최장주 기자] 현대카드는 지난 6월 ‘아멕스 블랙’으로 불리는 ‘아멕스 센츄리온’을 국내 최초 단독 발급하며 신용카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한 번 받았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와의 파트너십 아래 실현된 이번 출시는, 글로벌 최상위 VVIP 카드가 1984년 아멕스 국내 진출 이래 40년 만에 한국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작지 않다. 아시아에서도 일부 국가에만 한정적으로 풀린 이 카드는 모처럼 현지 금융사와 외국계 브랜드 간 신뢰가 만든 결실로 평가받는다.
◇ 20년 쌓아온 업종 불문·독점·장기 파트너십
업계는 현대카드가 이번 아멕스 사례 외에도 ‘신뢰 기반 장기 동행’으로 글로벌 협력의 역사를 써왔다는 데 주목한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 20여년간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세계적 브랜드들과 대등하게 호흡을 맞춰왔다.
애플(테크), 코스트코(유통), 비자·아멕스(금융·결제), 뉴욕현대미술관(MoMA·문화), 뉴욕타임즈(미디어), 디즈니플러스(엔터테인먼트) 등 각 분야의 챔피언들과 단독 협업을 추진해 왔으며, 그 파트너십이 짧게는 10년, 길게는 20여년에 달한다.
특히 단독·장기 파트너십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단발성 이벤트로 그치는 타사 제휴와 달리 현대카드는 2019년 코스트코 PLCC, 2023년 비자 데이터 파트너십, 2023년 국내 첫 애플페이 도입 등 금융과 결제시장의 지형을 바꾸는 굵직한 단독 협업에 잇달아 성공했다.
MoMA와는 20여년에 걸쳐 동반자 관계를 이어오며 단순 전시 후원을 넘어 한미 현대미술계를 아우르는 실체적 파트너로 자리 잡았고, 15년을 끌어온 GE와의 합작(JV)도 경영 갈등 한 번 없이 교과서로 남았다.
◇ GPCC-PLCC 밸런스, 글로벌도 주목하는 데이터 사이언스
현대카드가 세계 톱 브랜드와 파트너십에서 ‘먼저 손 내밀어지는’ 이유는 상품경쟁력, 데이터, 브랜딩 삼박자에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카드의 회원수가 국내 카드사 중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신용판매 취급액 또한 급격히 성장하면서 1위권을 다투고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성장세는 범용 신용카드(GPCC)와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온 독보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비롯된 상품 경쟁력 덕분이라는 시각이 많다.
GPCC는 현대카드의 역사를 떠받쳐온 근원이다. ‘현대카드M’은 단일 브랜드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스테디셀러로 2003년 출시 후 누적 3500만 장이 발급되었고, ‘M포인트’는 대한민국 포인트 시스템의 표준이 됐다. 2005년 국내 최초 VVIP 카드 ‘더 블랙(the Black)’을 출시한 이후엔 프리미엄 카드 시장 또한 이끌어 나가고 있다.
한편 2015년 국내 최초 PLCC를 선보인 이후,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PLCC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고 국내외 각 업종을 대표하는 챔피언 브랜드들과 협업을 통해 시장을 개척해왔다. 최근엔 아멕스가 GPCC와 PLCC에 이어 현대카드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세번째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상품 경쟁력을 떠받치는 요인은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한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이다. 실례로 지난 2023년에 현대카드의 데이터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비자가 나서서 비자 프랑스(Visa France), 소시에테제네랄(SOCGEN),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CA) 등 총 16개 프랑스 금융사 관계자들과 현대카드를 방문해 ‘금융사의 데이터 사이언스’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현대카드의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사이언스 솔루션을 직접 보기 위해 VISA 글로벌 CEO,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글로벌 금융사 최고 경영자들이 현대카드를 방문했다./사진: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페이스북 |
이어 2024년에는 라이언 맥이너니 비자(VISA) CEO를 비롯해 VISA 글로벌 임원진들 10여명과 아랍에미레이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카자흐스탄, 조지아 등 CEMEA 지역(중동·아프리카·동유럽)의 금융 비즈니스를 이끄는 글로벌 금융사 최고 경영자들이 현대카드가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사이언스 솔루션을 직접 보고 설명을 듣기 위해 현대카드를 찾았다.
특히 지난해 금융업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초개인화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해외에 수출하면서, 분야를 막론하고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 브랜드 파워, 글로벌 DNA까지…‘현대카드식 파트너십’의 비밀
현대카드 파트너십의 유연함은 브랜딩 역량에서 비롯된다. 더불어 이번 ‘아멕스 센츄리온’ 출시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브랜딩 역량 또한 상품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의 브랜딩 역량은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탑티어 수준이라는 것이 현대카드와 협업한 글로벌 파트너들의 일관된 평가다. 최근 무디스, 피치,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잇따라 신용등급을 상향하면서 그 입지를 재확인했다.
현대카드와 오랜 인연을 이어온 글로벌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일하기 편하다”, “글로벌 컬처가 조직 밑바닥부터 깔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는 장기간 외국계와 교류하며 체득한 오픈 컬처, 원활한 영문 커뮤니케이션, 빠른 의사결정, 투명성과 혁신 DNA 등이 고평가된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사람’ 차원의 힘도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오랜 기간 글로벌 리더들과의 신뢰관계를 직접 공고히 했으며, 뉴욕에서도 전략 전문가들의 멘토를 자처하는 등 협업 네트워크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MoMA의 글렌 로리 관장이 “Ted(정 부회장)가 제안하는 건 무엇이든 믿는다”고 평가한 일화도 대표적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 20여년간 세계 각국의 글로벌기업들과 오픈 파트너십을 쌓으며 성공의 공식을 만들어왔다”며 “상품·브랜딩·데이터 역량 못지않게, 팀워크와 글로벌 DNA가 협업의 뼈대”라고 설명했다.
최장주 기자 cjj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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