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으면 직고용해야”
협력사 직원 줄소송 주목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소속인 수리기사들을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지난 2013년 7월 소송이 제기된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삼성전자 계열사에 대한 ‘불법 파견’이 대법원에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계열사 내 다른 협력업체 직원들의 후속 소송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박모씨가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2004년 6월부터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수리기사로 일한 박씨 등은 ‘2년 이상 근로자 파견 관계가 존재했다’고 주장하며 고용 간주와 함께 고용 간주일 이후 정규직 직원들과의 임금 차액 지급 등을 청구하고 나섰다. 파견법은 파견 근로자 고용 기간이 2년을 넘으면 원청에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당초 소송에 참가한 수리기사는 1335명에 달했지만, 2심 도중 노사 합의에 따른 직접 고용으로 대부분이 소송을 취하하고 박씨 등 4명만 소송을 이어갔다. 나머지 3명도 상고심 도중 소송을 취하했다.
1ㆍ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한 반면, 2심은 “원고가 피고의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해 피고와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며 박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2004년 6월1일부터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던 박씨의 경우 2006년 6월1일부터 직접 고용 관계가 성립했다고 봐야 한다는 게 2심의 판단이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파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는 이유 등으로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원고가 피고와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특히 “형사사건에서는 파견법 위반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부분이 정당하다고 봤을 뿐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아 이 사건에서 파견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형사판결의 사실인정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직접 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된 후 파견 근로자가 사직하거나 해고당했더라도 원칙적으로 직접 고용간주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도 내놨다.
한편 강경훈 전 삼성전자 부사장 등 전ㆍ현직 삼성그룹 임원들은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불린 노조 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해 시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1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승윤 기자 lees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