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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ㆍ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후보(왼쪽)와 박찬대 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2층에서 열린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8ㆍ2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상대로 초반 지역 순회 경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런데 최근 폭우 피해 여파로 전당대회 일정이 변경되면서 변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지난 21일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26ㆍ27일 각각 예정된 호남권(광주ㆍ전북ㆍ전남) 및 경기ㆍ인천권 순회경선 일정을 다음 달 2일 서울ㆍ강원ㆍ제주지역 합동 순회경선과 통합해 치르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박지혜 전준위 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수요일(30일)부터 (잔여 지역에 대한) 통합 온라인 투표를 시작해 내달 2일 끝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전국 순회 경선 전반전에 승기를 잡은 쪽은 정청래 후보다. 정 후보는 지난 20일 전당대회 두 번째 경선 지역인 영남권에서 권리당원 투표 결과 62.55%를 득표해 박찬대 후보(37.45%)에 압승을 거뒀다. 정 후보는 앞서 19일 충청권 경선에서도 62.77%를 얻어 25.54%에 그친 박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에 따른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가 62.65%(7만6010명), 박 후보가 37.35%(4만5310명)로 집계됐다.
그러나 선거 일정이 일주일가량 연기되면서 최종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두 후보는 일단 선거를 위한 유세를 멈추고 수해 현장 방문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 후보는 22일 오전 전남 나주 수해 현장 방문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오후에는 경남 산청과 합천을 찾아 수해 복구 작업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같은 날 오전 전북 남원과 곡성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돕고, 오후에는 전남 나주에서 현장을 찾았다. 두 후보는 전날에도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폭우 피해 지역을 방문해 구슬땀을 흘리며 하루를 보냈다.
당 일각에선 두 후보가 수해 복구 현장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당원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에선 변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소 개혁적인 면모를 강조하던 정 후보는 안정감을, 유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내세우던 박 후보는 한층 적극적으로 선명성을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정 후보는 전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수해 복구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앞으로 현장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같은 날 시ㆍ군 등 기초자치단체도 홍수나 폭우 상황에서 하천 수문 개방명령 등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하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 후보는 SNS에 검찰개혁과 특검수사 등 주제에 대한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글들을 꾸준히 게시하고 있다. 전날 수해 복구 작업을 마친 이후 늦은 밤에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호남과 수도권에 몰려 있어 아직은 결과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호남의 권리당원은 전체의 33%가 집중돼 있고, 수도권에는 약 42%가 몰려 있다. 정 후보 입장에서는 방심을 할 수가 없고, 박 후보는 낙심하기엔 이른 상황인 것이다.
여기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대의원 투표(15%)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30%) 결과도 변수로 꼽힌다. 해당 결과는 다음 달 2일 전당대회 당일, 다른 지역 투표 결과와 함께 일괄 발표될 예정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남은 경선 지역 중 호남 쪽은 ‘친명계’와 ‘친문계’의 지지를 모두 받고 있는 정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 후보는 호남보다는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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