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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당 잡힌 車 확인없이 부활등록한 지자체… 대법 “저당권자에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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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23 10:57:21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저당권이 설정된 상태로 등록 말소된 자동차의 권리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제3자 명의로 신규 등록(부활등록)해 준 지방자치단체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오케이저축은행이 경기 과천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오케이저축은행은 2015년 렌터카 업체인 A사에 약 1억6000여만원을 빌려주며 돈을 떼이지 않기 위해 담보로 A사 차량 2대에 저당권을 설정했다. 이듬해 은행은 A사에 1억원을 더 빌려주면서 A사 차량 22대에 대한 가압류 결정도 받았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A사는 2018년 폐업과 함께 자동차 대여사업 등록이 취소됐고, 서울 송파구는 A사 차량의 등록을 직권으로 말소했다.

문제는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른 채 등록 말소된 A사 차량들이 2019년 과천시에 부활등록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누군가가 ‘A사로부터 넘겨받았다’고 주장하며 차량 등록을 신청한 것이다.

자동차관리법상 등록이 말소된 차량을 다시 등록하려면 말소등록 당시 등록원부에 설정돼 있던 저당권 등 권리관계가 소멸됐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입증하는 서류가 제출되지 않았는데도 과천시는 부활등록 신청을 받아줬고, 은행 측은 ‘차량을 통해 돈을 회수할 길을 잃었다’며 과천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는 과천시 공무원의 부주의한 부활등록 행위가 저당권자인 은행 측에 손해를 발생시켰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

1ㆍ2심은 과천시의 부활등록이 위법했더라도 그로 인해 은행 측이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부활등록과 담보 손실 사이에 인과관계도 없다고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자동차 등록이 자동차관리법에서 정한 사유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직권으로 말소되더라도 저당권의 효력은 저당권의 실질적 대위물인 자동차의 차체에 미친다”며 “저당권자는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그 매각대금으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제3자가 A사로부터 차량을 넘겨받아 등록까지 마쳐 차량 소유권이 넘어간 만큼, 저당권자인 은행 입장에서는 저당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봐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과천시 공무원은 저당권에 관한 권리관계 해소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받아 확인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그 의무를 위반했다”며 “과천시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과 은행의 저당권 상실로 인한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하고, 과천시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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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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