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뢰 굳건히… 책무 다할 것”
2029년 3월까지 현체제 이어갈 듯
‘재판소원 도입’ 입법 논의도 주목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김상환(59ㆍ사법연수원 20기) 신임 헌법재판소장과 오영준(56ㆍ사법연수원 23기) 헌법재판관이 24일 공식 취임하며 6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로써 헌재는 지난 4월 문형배ㆍ이미선 전 재판관 퇴임 이후 석 달가량 이어졌던 재판관 공석 사태를 마무리하고 ‘9인 체제’를 완성해 주요 사건 심리에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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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환 헌법재판소장(가운데)과 오영준 헌법재판관(왼쪽 4번째)이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김 소장은 이날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헌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결정을 통해 쌓아온 ‘국민의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 소장으로서 저에게 맡겨진 주요한 책무 가운데 하나”라며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 신뢰를 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헌재 결정은 추상적 헌법 조항을 현실에 구체화하고, 우리 사회가 헌법이 예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힘을 갖고 있다”며 “헌재가 결정을 통해 헌법의 의미와 가치를 성실하게 구현할 때, 헌법재판 권한을 부여한 국민의 믿음은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외부의 부당한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뿐만 아니라 외관상으로도 흔들림 없는 독립성을 보여야 한다”며 “스스로를 독립성이나 공정성이 의심받는 위치에 둠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김용준ㆍ윤영철ㆍ이강국 전 소장에 이어 대법관 출신으로는 12년 만에 헌재소장이 됐다. 앞서 김 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법관을 지냈다.
오 재판관도 판사 시절 대법원 재판연구관만 세 차례 지낸 데다 대법원 선임ㆍ수석재판연구관까지 모두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실력파’로 인정받았다.
특히 재판관 임기 6년을 모두 채우는 헌재소장도 이강국 전 소장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박한철ㆍ이진성ㆍ유남석ㆍ이종석 전 소장의 경우 재판관 임기 도중 헌재소장에 임명돼 남은 재판관 임기 동안만 소장 자리를 맡았다. 헌법상 헌법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정해져 있는 반면, 헌재소장 임기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 보니 ‘재판관 잔여 임기’만 소장을 맡는 게 관행으로 굳어졌기 때문이었다.
재판관 공석을 모두 채운 헌재는 현재 가장 선임인 김형두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3월까지 약 4년 가까이 안정적으로 9인 체제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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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법원 재판도 헌재의 위헌 심사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 제도 도입 논의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헌법재판소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현행 헌법은 헌재 심판 대상으로 위헌법률ㆍ탄핵ㆍ정당해산ㆍ권한쟁의ㆍ헌법소원심판 등을 규정하면서 헌법소원의 경우 법률로 청구사유를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1항은 공권력의 행사나 불행사로 기본권을 침해받은 경우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해 재판소원을 금지하고 있다.
그동안 대법원은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확정 판결의 재심사로, 대법원의 사법권을 훼손할 수 있다”며 재판소원 도입에 반대해왔다. 사실상 ‘4심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반면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심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며 일정한 요건 하에 재판소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김 소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 “장단점이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개헌을 통해 도입하는 게 선명하고 논란의 여지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재판관도 청문회에서 “사법권의 행사ㆍ불행사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이 충실히 보장받지 못하는 공백이 발생할 여지가 존재한다”며 재판소원 도입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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