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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 국회방송 캡처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신임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과 낙마가 이어지면서 정부 초대 ‘인사 잔혹사’가 이재명 정부에서도 재현되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인사 정국에서 보좌관 ‘갑질’ 의혹으로 이슈의 중심에 선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전날 결국 자진사퇴했다. 그는 헌정 사상 첫 ‘현역 의원 낙마’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앞서 ‘논문표절’ 의혹과 자질 논란에 휩싸인 이진숙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결국 현재까지 새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 중 2명이 낙마했다.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된 국회 인사청문 제도가 확고히 자리 잡은 이명박 정부 이후 어떤 정권이든 초대 조각 ‘인사 참사’를 피할 수 없었다. 권세(權勢)와 지지여론이 가장 높은 취임 직후에도 국민 여론과 정치권 반발을 무시하기 쉽지 않았던 탓이다.
낙마 단골 사유는 부동산ㆍ주식 등 ‘편법적 투기’, ‘논문 표절’, ‘병역 비리’ 등이었다.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슈다.
대표적 사례로 역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 중 유일하게 낙마한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꼽힌다. 그는 18대 대선과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중앙선대위원장, 인수위원장을 거쳐 총리로 지명되면서 승승장구하는듯했지만, 내부 정보를 통한 부동산 투기와 두 아들의 병역특혜 문제 등이 연이어 터지며 지명 닷새 만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유독 총리 후보자들이 구설수에 오른 경우가 많았다. 임기 말 마지막 지명자인 문창극 후보자마저 위안부 등 과거사 왜곡, 군복무 특혜 등 논란으로 사퇴했고,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이 총리로 ‘내부 승진’하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말 그대로 ‘사상 초유’의 일들로 낙마한 사례들이 눈길을 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여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으로부터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과 여성비하적 표현이 담긴 저서 등이 드러나면서 가장 큰 파장을 낳았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공학자 출신임에도 유사 과학ㆍ종교로 분류되는 ‘창조과학회’ 활동 논란에 더해 극우 성향 발언, 소득세 은폐, 아파트 다운계약서, 자녀 위장전입, 주식 무상 증여 의혹 등까지 줄줄이 불거져 ‘종합선물세트’라는 오명을 쓴채 하차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인사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임기 처음부터 끝까지 끊이지 않았다. 초대 장관 후보자 6명을 비롯해 무려 31명이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심지어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야당의 반발로 청문회조차 열지 못하고 임명됐다.
이례적인 ‘줄낙마’ 사태도 겪었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정호영ㆍ김승희 후보자가 연이어 사퇴하며 정부 출범 이후 5개월 이상 장관직이 ‘공석’ 사태였다. 이후 2022년 10월 임명된 조규홍 전 장관은 최근 정은경 신임 장관이 취임하기까지 3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며 윤석열 정부 최장수 장관 중 한 명으로 남았다.
잇단 논란과 낙마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거야(巨野)의 ‘발목잡기’와 ‘정쟁화’를 탓했지만, 야당은 검사 등 법조인 출신을 위시한 ‘자기 사람 챙기기’, 민정수석실 폐지로 인한 인사검증 시스템 부실을 문제 삼았다.
‘인사검증’과 ‘측근인사’ 논란은 이번 정부에서도 관통하는 문제다. 대통령실은 현역 의원 위주 인사에 대한 문제 제기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 특성상 현실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비판이 가시지 않자 인사 검증 등 ‘근본적 보완책 마련’을 약속하며 수습에 나섰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대통령실 인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인사위원회가 가동 중”이라면서도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 및 엄정한 검증을 위해 절차적인 보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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