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은 관세 영향에 24.1% 급감
두자릿수 이익률도 10분기만 무너져
기아 양재본사./사진: 기아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기아가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미국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은 큰 폭 감소했다. 지난 3년 가까이 유지해온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도 무너졌다.
기아는 25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매출액 29조3496억원, 영업이익 2조7648억원, 당기순이익 2조26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조6437억원에서 24.1%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9.4%로 전년 동기 13.2%에서 3.8%p 하락했다.
2분기 글로벌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81만4888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타스만, EV4 등의 신차 효과로 3.2% 증가한 14만2535대를 판매했다. 해외에서도 미국(4.1% ↑), 인도(9.5% ↑) 등 주요 권역 성장에 힘입어 2.3% 증가한 67만2353대를 팔았다.
친환경차 판매는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서유럽에서 전기차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4.0% 증가한 18만5000대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2.0%p 상승한 23.4%를 달성했다.
기아는 미국 관세가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 하이브리드 수요와 신차 출시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늘고,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 판매로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한 데다 원ㆍ달러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다. 역대 최대 분기매출을 달성한 것도 이러한 이유 덕분이다.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증감 분석을 보면 관세 영향으로 7860억원의 마이너스 효과가 있었지만, 환율 효과(+5010억원), 판매 호조(+1530억원), 가격 효과(+880억원) 등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상반기에 전년 대비 4% 성장한 159만대 판매를 기록해 역대 최대 판매를 경신했다”며 “2022년 3분기 이후 거의 10분기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놓쳤지만,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0.1%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세라는 외부 요인이 없었다면 훨씬 더 좋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아는 관세 대응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미국 생산 물량 중 캐나다ㆍ아중동 등으로 수출하던 2만5000대를 미국 내 우선 공급으로 전환하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공급하던 물량은 일정 부분 캐나다나 기타 지역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비가격 조치를 통한 20% 완화와 인센티브 조정을 통한 10% 완화로 총 30% 정도의 관세 영향 완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미국 정부가 발표한 부품 관세 환급도 포함된다.
김승준 재경본부장은 하반기 미국 시장 전략에 대해 “상반기 시장점유율 5.1%에서 하반기에는 6%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이브리드 판매를 전년 대비 100% 이상 늘리고, 유연생산체제를 활용해 하이브리드ㆍ내연차 생산도 확대할 계획이다.
연간 가이던스(실적 전망치)에 대해선 “관세 정책이 확정된 이후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별도 가이던스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중단된 상황에서 25%가 유지될지, 일본처럼 15%로 낮아질지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기아는 하반기 경쟁 심화, 경기 침체에 따른 도전적인 시장 전망 속에서도 EV2, EV3, EV4, EV5 등 대중화 EV 풀라인업 완성,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 신규 하이브리드 라인업 추가, PBV, 픽업 등 신규 세그먼트 진출과 같은 지속적인 성장 전략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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