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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100억대 ‘조개종자 방류’ 입찰비리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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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30 11:14:12   폰트크기 변경      
‘유령업체’ 동원해 사업 싹쓸이… 납품도 속임수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서ㆍ남해안 일대의 ‘조개 종자 방류사업’과 관련해 100억원대 입찰 비리가 드러났다.


조개 종자 방류사업 입찰담합 비리 특수관계업체 관계도/ 그래픽: 권익위 제공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는 최근 7년간 서ㆍ남해 일대 조개 종자 방류사업 입찰을 전수 조사한 결과 80개 사업 103억원 규모의 입찰 비리가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수산 종자 방류사업은 기후ㆍ생태계 변화와 수산자원 감소에 따른 어업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공공사업이다. 매년 약 500억원의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된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조개 종자 방류사업과 관련해 입찰에 참여한 일부 업자들이 낙찰받을 가능성을 높이려고 ‘들러리 업체’를 참여시킨다는 신고가 권익위에 접수됐다. 신고에는 입찰 공고문과 다른 물품을 납품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권익위는 조사 과정에서 신고 내용이 특정 지방자치단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업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보고 서ㆍ남해 일대 22개 지자체ㆍ공단을 상대로 전수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조개 종자 방류사업의 입찰 참가부터 납품까지 사업 전반에 걸쳐 부패행위가 확인됐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우선 방류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특수관계 업체를 동원해 동시에 중복 투찰한 입찰 방해행위가 다수 발견됐다.

권익위에 따르면 A사는 13개 업체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입찰에 ‘들러리’를 세웠다. 들러리 업체를 입찰에 참여시키고 1순위로 낙찰되면 입찰을 포기한 뒤 2순위였던 다른 업체가 높은 가격에 계약을 따내는 방식이었다.

이들 업체는 대표와 이사ㆍ직원이 서로 겹치거나 부부관계였다. 현장 조사 결과 실제 영업을 하지 않는 유령업체도 있었다.

게다가 이들 업체가 조개 종자를 납품하는 과정에서도 속임수가 있었다.

대부분의 방류사업은 어족의 총자원량을 늘리기 위해 입찰 공고를 통해 자연산이 아닌 ‘인공 종자’를 납품하도록 요구하는데, A사는 인근 갯벌에서 자연산 어린 조개(치패)를 가져와 인공으로 생산한 종자인 것처럼 속였다. 자연산을 채취한 뒤 크기가 작은 치패를 체로 걸러 인공 생산한 것처럼 속여서 납품하는 방식이었다.

권익위는 “인근 갯벌의 종자를 가져와 재배치하는 것에 불과한 행태”라며 “어족 자원을 늘리고자 하는 방류사업의 실효성을 저해하고 공공재정을 낭비해 어업인들에게 피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과정에서 방류사업 담당 공무원이 A사의 비리를 묵인하고 뇌물을 받은 정황도 파악됐다.

권익위는 A사의 입찰 방해행위와 부정 납품, 공직자 비리를 처벌하기 위해 사건을 해양경찰청에 넘겼다.

아울러 권익위는 앞으로는 방류 종자 관리시스템에 방류사업자ㆍ대표자ㆍ방류장소를 필수적으로 입력하게 해 특정 업체의 반복적인 낙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도 관계기관에 권고했다.

유 위원장은 “수산 종자 방류사업이 ‘어민 소득 증대’라는 본래 사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국가ㆍ지자체 사업이 부패 없는 공정한 사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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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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