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감사원의 모습./사진 : 연합뉴스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감사원은 31일 가짜 임차인과 임대인이 공모한 전세자금 대출사기 141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를 대상으로 한 기관 정기감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번 정기감사에선 특히 가짜 임차인과 임대인이 공모해 위장 계약을 맺고 보증기관의 단독 보증이나 중복 보증을 이용해 대출을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적발된 141건의 대출 규모는 약 159억원에 달한다.

또한 감사원 감사 결과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보증기관은 상호 보증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중복 보증 여부를 사전에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 간 시스템 연계 부재가 사기의 빈틈이 된 것이다.

이번 감사에선 주택연금 제도 운영에도 가입자에게 불리한 요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연금 월지급액 산정 시 적용되는 주요 변수들이 가입자에게 불리하게 설정됐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상승률 산정에는 상승률이 낮은 전국 주택가격지수만 반영되고 실제 가격 흐름을 더 잘 반영하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는 고려되지 않았다. 아울러 연금 산정 이자율도 시장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관련 기준을 현실화할 경우, 시세 4억원 주택에 거주하는 평균 가입자(72세)의 월 수령액이 134만원에서 140만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재원 마련을 위해 은행이 주택금융공사에 납부하는 출연금이 결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를 통해 차주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감사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해선 부정 대출ㆍ보증 혐의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한 뒤 고발 조치할 것을 요구했으며, 금융위원회에는 보증기금 출연요율 인하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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