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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한미 관세 협상이 유예 기한(8월 1일) 종료를 하루 앞두고 극적 타결된 가운데, 곧이어 열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대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한미 협상 타결 소식과 함께 ‘향후 2주내’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31일 브리핑에서 이를 확인하며 “구체적인 날짜와 방식은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3500억 달러(약 487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 펀드 등 양측 합의사항을 구체화, 명확히 한 최종 합의문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합의에선 빠진 ‘방위비 분담금’ 등 외교ㆍ안보 분야까지 포함한 포괄적 협상, 이른바 ‘패키지 합의’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관세 협상에 이어 정상회담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경우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일각에서 제기된 양국 관계의 ‘이상 기류’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무엇보다 한미 모두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미래 청사진에 부합하는 동맹의 ‘새판짜기’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향후 동맹 체계의 방향을 제시할 중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사ㆍ안보 분야 또한 순탄치 않은 사안들이 줄줄이 엮여 있어, 우리 정부로선 또 한차례 중대 고비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기존 한미 동맹 체계가 ‘자유민주주의’와 ‘혈맹’ 등 이념ㆍ가치를 중심으로 구축ㆍ발전돼 온 것과 달리, 트럼프는 동맹 관계에서도 철저히 명분보단 ‘경제적 실리’를 앞세우고 있다.
대표적 사안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론’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줄곧 동맹국들이 미국의 핵우산 군사 전력 제공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을 여러차례 콕집어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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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백악관 제공] |
한국 입장에선 ‘주한미군 감축’으로 여겨지는 ‘미군 전략적 재배치’ 추진도 핵심 현안 중 하나다. 주요 외신들은 미 정부가 현재 주한미군 일부를 괌 기지로 배치하는 등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처음에는 부인으로 일관하던 미 정부 또한 지난달 25일 국무부 입장 표명을 통해 “한반도에서 미군과 한국군 간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것을 목표로 공식 협의를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주한미군은 북한 격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부로서 이 지역에서의 작전, 활동, 투자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주한미군 감축론은 당초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미 정부가 현실적인 카드로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인ㆍ태 전략의 핵심 목표는 중국에 대한 견제인 만큼 미 현지에선 실효성 있는 최적의 군사 전략 수립 필요성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로선 당장 주한미군 감축을 피해가더라도 ‘북한’을 타깃으로 한 기존 전략을 ‘중국’ 등 인ㆍ태 지역 전반을 대상으로 조정하려는 미 정부의 압박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산 첨단 무기 구매 등 ‘추가 청구서’를 내밀 가능성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앞서 협상을 마친 일본과 EU 모두 수십억달러 이상의 무기 등 군사장비를 구매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또한 “국방비 증액과 미국산 무기 구매도 협상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만, 어느 정도 수준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오는 10월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를 공식 초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NYT 등 주요 외신들은 APEC 회의를 계기로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나라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 문제를 비롯한 양국간 쟁점과 글로벌 현안들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트럼프 2기 첫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향후 국제 정세를 좌우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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