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셧다운에도 현지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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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코스맥스차이나 신사옥 조감도./이미지=코스맥스 |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2022년 봄, 중국 상하이 도시 전체가 봉쇄됐다. 도시가 멈췄지만 코스맥스 공장은 멈추지 않았다.
상하이시가 다음날 새벽 셧다운(전면봉쇄)을 예고했다. 소식을 들은 코스맥스 상하이 공장 직원들은 음식을 싸 들고 공장으로 모였다. 800여명이 공장에서 먹고 자면서 생산하겠다며 하나둘 공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40여일 동안 공장에서 먹고 자며 고객사에게 약속한 납품 일정을 지켰다.
직원들은 스스로 공장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했고, 그런 직원들을 본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그들과 함께라면 중국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렇게 직원들을 믿고 중국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이미 코스맥스는 지난 2004년 국내 제조사 개발 생산(ODM) 기업 중 처음으로 상하이에 법인을 세웠다. 당시 중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500달러로 안 되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중국은 언젠가 핵심 시장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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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뷰티 기업들이 중국에서 빠져나가거나 투자 규모를 줄일 때도 자리를 지켰다.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현재 코스맥스는 '중국 미의 중심'이라는 콘셉트로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상하이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신사옥은 신좡공업구 1만3000㎡ 규모의 부지에 지어진다. 연면적은 7만3000㎡에 달한다. 연구부터 마케팅까지 주요 기능을 통합한 글로벌 기지다.
꾸준한 신뢰는 중국 상위 10개 뷰티 브랜드사 중 8곳이 코스맥스의 고객사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코스맥스는 상하이와 광저우 등 중국 내 7곳에서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연간 생산능력(CAPA)은 15억개에 달한다. 중국 매출은 2014년 1000억원을 넘긴 뒤 2021년에는 6600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옥을 짓는 데도 중국 정부의 도움이 있었다. 그동안 중국과 신뢰를 쌓아왔기에 상하이 중심가에서 가까운 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허락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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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중국 윈난성 다리시 미두현당정기관회의실에서 진행된 업무 협약식에서 최재환 코스맥스차이나 연구혁신(R&I)센터 소재연구소장(왼쪽)과 마츠샹(马志翔) 미두현인민정부 현장 겸 부서기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코스맥스 |
최근엔 중국 지방정부와 손을 잡고 현지 속으로 더 깊게 들어가고 있다. 중국 윈난성 다리시 미두현인민정부(弥渡县人民政府)와 화장품 소재 원료 개발·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중국 맞춤형 화장품 소재를 개발하기로 했다.
중국 남서부에 위치한 윈난성은 기온 변화가 크지 않아 식물 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삼칠, 당귀, 철피석곡 등 10대 특용 중약재 외에도 100여 종의 다양한 약재를 생산한다.
"현지 회사와 현지 고객들에게 도움이 돼야만 직원들도 애사심을 가질 수 있다".
이 회장은 그 나라에 진출하려면 철저하게 그곳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뚝심은 위기를 버티는 힘이자, 글로벌 기업을 세운 토대가 됐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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