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현지 점유율 6%로 확대 목표
조지아공장 생산물량 美 우선공급
하이브리드 판매 전년 대비 100%↑
현대차도 점유율 방어ㆍ이익 최대화
가격 인상 대신 연식 변경 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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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현대차·기아가 연간 4조원 이상의 관세 비용을 덜게 됐다. 여전히 5조~6조원에 달하는 관세 부담이 남아있지만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일 링크드인에서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해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명확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며 환영했다. 그동안 관세 불확실성으로 유보했던 투자 계획과 실적 전망을 구체화할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현대차 관세 부담이 연간 4조9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기아도 4조원에서 2조30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현대차·기아 관세 부담액을 기존 10조5000억원에서 6조3000억원까지 낮춰 잡았다.
양사는 관세 부담을 판매량 확대로 상쇄하는 전략에 나선다. 기아는 상반기 5.1%였던 미국 시장점유율을 하반기 6%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조지아공장 생산물량을 미국에 우선 공급하고 하이브리드 판매를 전년 대비 100% 이상 늘린다. 현대차도 시장점유율 방어와 손익 최대화를 동시에 추구할 계획이다.
관세 25%가 부과됐던 7월에도 양사는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7만954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9% 증가했다. 팰리세이드(53%↑), 싼타페(57%↑)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기아도 11.9% 증가한 7만1123대를 판매했으며 카니발,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이 역대 7월 최고 판매를 달성했다.
한미 FTA에 따라 원래 0%였던 관세가 15%로 높아진 점에 대한 우려는 있다. 일본은 기존 2.5%에서 15%로 올라 인상률 측면에서 한국이 더 높아 불리하다. 현대차·기아는 전체 판매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로 높은 반면, 판매량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수출해 관세 리스크가 높다.
반면 멕시코·캐나다 생산 비중이 높은 현대차·기아 경쟁사가 많다는 점은 기회요인이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은 미국 판매 차량 중 약 30%를 멕시코·캐나다에서 만든다.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업체들도 멕시코·캐나다 생산비중이 20~40%에 달한다. 반면 현대차·기아는 미국 판매량의 8%만 멕시코에서 가져온다.
멕시코는 15%로 낮아질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현재 25% 관세가 적용돼 미국 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과 관계 악화로 35%의 높은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일본산 자동차 대비 2.5%포인트 관세율 차이는 극복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율 인상폭 2.5% 차이는 대당 약 600달러로 미국 내 평균 판매가격 대비 1.8% 수준에 불과해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기아는 대대적인 가격 인상 대신 연식 변경과 신차 출시, 일부 옵션 가격 조정 등으로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관세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관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져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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