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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정부ㆍ여당의 양도소득세ㆍ법인세 등 세제 개편안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특히 양도소득세 개편 공식화 후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당정이 제시한 세제개편안은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35%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런데 개편안 발표 직후 지난 1일 코스피ㆍ코스닥 주가가 4% 가까이 폭락하면서 여당을 포함한 정치권에서 우려와 재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국민의힘은 총공세에 나섰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세금 35조6000억원을 걷겠다며 발표한 세제개편안으로 하루 만에 시총 100조원이 증발됐다”며 “‘이재명 표 세제 폭주’가 시장을 직격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 “관세협상 타결을 자화자찬하더니 이제는 뜬금없이 개미투자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당권 경쟁에 나선 김문수 후보는 이를 ‘증시 계엄령’ 수준의 조세폭탄으로 규정하며 “침체에 빠진 내수경제에 주식시장까지 흔들리자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냉소적 표현이 공공연히 회자된다”고 꼬집었다.
여당에서는 이연희 의원이 이날 “지금 추진되는 개편안은 시장 신뢰보다 단기 세수 확보에 초점을 맞춘 방향성 없는 조치에 가깝다”며 “세제 개편안은 ‘코스피 5000’이라는 국가 경제 비전과 조응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하며, 이를 위한 당내 숙의 토론을 제안한다”고 공식 요청했다.
여당 지도부도 재검토를 시사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내 코스피 5000특위와 조세 정상화 특위를 중심으로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살피겠다”며 “당정 간 긴밀한 협의로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관철’ 의지를 견지하고 있다.
진 의장은 지난 2일 ‘국정과제 재원 확보와 주식시장 활성화 모두 중요하다’는 제목의 SNS 글에서 “지금 많은 투자자나 전문가들이 주식양도세 과세요건을 되돌리면 우리 주식시장이 무너질 것처럼 말씀들 하지만 선례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종목당 100억원에서 50억원, 다시 25억원으로 낮추고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25억원에서 15억원, 다시 10억원으로 하향했지만 주가 변동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윤석열 정권이 주식시장을 활성화한다며 이 요건을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크게 되돌렸지만 거꾸로 주가는 떨어져 왔다”며 “과세요건 10억원 환원 등은 모두 윤석열 정권이 훼손한 세입 기반을 원상회복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세제 개편 강행을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 내부에서도 상당한 이견이 표출돼 ‘엇박자’가 감지되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4일 이후 증시 추세 등 이번주 시장의 반응을 주시한 후 당정이 최종 조율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양도세 확대에 반대하는 국회 국민청원이 3일 기준 9만명에 육박하는 등 개미들의 반발도 격렬해지는 모양새다. 국회 상임위 회부 요건인 5만명을 이미 넘어서 국회 차원의 논의가 다시 이뤄질 여지가 생긴 셈이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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