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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답은 해외”…식품업계 인력 운영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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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06 05:00:17   폰트크기 변경      
[노동 이슈에 떠는 식품사] ③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노동집약 산업인 식품제조업에 고강도 인력 운영 개편 압박이 가해지고 있지만, 기업 실적에 따라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 처우 개선과 설비투자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려면 외형 성장을 토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국내 사업의 부진을 해외에서 메우는 형국이 자리잡고 있어서다. 결국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국내 생산공장의 환경 개선은 요원하다는 의미다.

주요 식품업체 6개사(롯데웰푸드ㆍ농심ㆍ오리온ㆍ오뚜기ㆍSPC삼립ㆍ삼양식품)의 3개년(2022∼2024년) 연결 재무제표 분석 결과, 해외 진출 성과에 따라 노동정책 대응 능력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수출 성공형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히트로 최근 3년간 매출이 90% 급성장하면서 5137억원을 설비에 투자해 연장근로 즉시 폐지가 가능했다. 인건비도 62% 늘려 성장 혜택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이 29.7%에 달해 ‘사람 대신 기계가’ 24시간 가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영업이익률도 19.9%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리온 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글로벌 기업으로 생산직 평균연봉이 6450만원으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었다. 주간 근무 중심으로 운영하면서도 직원 처우, 생산 효율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영업이익률 17.5%의 탄탄한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한 설비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높은 수익성 덕분에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11.8%)이 높은데도 여유롭게 대응하고 있다.

반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내수 영향력이 큰 농심과 롯데웰푸드는 인건비 부담이 큰 상태다. 농심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이 14.9%로 6개사 중 가장 높지만 영업이익률은 4.7%에 그쳐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생산직 평균연봉 6093만원으로 높은 처우를 제공하고 있지만, 3년간 인건비가 19% 늘어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롯데웰푸드도 2022년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규모는 커졌지만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14.4%)이 커 영업이익률 (3.9%)이 낮다. 생산직 연봉은 5850만원으로 양호한 처우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개선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오뚜기는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11.8%로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영업이익률 6.3%의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 비중은 낮지만 국내 레토르트, 카레, 소스류 등에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군을 다양하게 운영한 결과다. 다만, 라면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마케팅ㆍ영업 비용이 늘어나는게 변수다.

해외에서 거둔 성과로 국내에 재투자하는 현재 흐름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물류, 인건비 등 부담을 상쇄하고자 해외에 생산 공장을 신축ㆍ증설하거나 인수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면서다. 롯데웰푸드, 농심, 삼양식품 등 미국과 중국, 인도 등에 신규 생산 공장을 조성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국내 생산설비를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투자하면 전체 고용은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며 “이미 기존 인력의 고령화에 따라 자연 감소된 부분에는 인공지능(AI), 로봇 투입을 시작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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