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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침체를 겪고 있는 한국의 건설 부문이 올해 2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을 다시 저해할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만성적인 건설 과제’에서 “불리한 수급 상황에서 국내 건설 부문의 지속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성장에 발목을 잡은 보다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국내 건설 부문“이라며 “이 부문의 둔화는 만성적”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2분기 한국 경제는 1분기보다 0.6% 성장했다. 하지만, 이 기간 건설투자는 건물ㆍ토목 건설 부진과 함께 1.5% 줄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에서도 건설투자(-0.2%p)가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건설투자는 침체의 늪에 빠진지 오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3년 국민계정 확정치’ 기준 2023년 건설투자액은 300조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이는 약 306조원으로 1.5% 증가할 것이라던 기존 잠정치에서 뒤집힌 결과다. 건설투자는 2021년(-0.2%), 2022년(-3.5%), 2023년(-0.5%)에 이어 지난해(-3.3%)까지 4년 연속 감소세다.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하는 건설업 위기는 고용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는 5년 만에 다시 200만명선이 붕괴됐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 상반기(-27만4000명) 이후 2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좀 더 들여다보면, 올해 건설업 고용 부진은 20대(-4만3000명)와 50대(-6만8000명)에 집중됐다. 20대는 신규 채용 감소, 50대는 구조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은 통상 경기의 후행지표로 해석되기 때문에 건설업 장기 부진으로 고용 위기가 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세우기 위한 ‘성장전략 태스크포스(TF)’가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여 기업 활력을 높이고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을 육성해 새 정부가 강조하는 이른바 ‘진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새정부 경제성장전략’과 내년도 예산안에 담아 8월중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것은 발표를 봐야하겠지만, 건설업계는 새정부의 ‘진짜 성장’을 위해서 건설 부문의 정책과 예산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정부 예산안에서 전 부문 가운데 SOC(사회간접자본)만 유일하게 감액된 기억을 갖고 있다. 올해 1ㆍ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SOC에 대한 일부 예산이 반영됐으나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보인다. 건설이 살아야 ‘진짜 성장’이다.
노태영 경제부 차장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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