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6일 각종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다.
전ㆍ현직 대통령 부인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공개 출석한 것은 헌정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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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쯤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토라인에 선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조사를 잘 받고 오겠다”고 짧은 입장을 밝힌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 여사 측에서는 이날 조사에 유정화ㆍ채명성ㆍ최지우 변호사가 입회한다. 특검팀에선 부장검사급이 투입된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를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비롯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관련된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청탁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우선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과정에서 돈을 대는 역할을 한 이른바 ‘전주’(錢主)로 가담했다는 의혹과 함께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시기에 직ㆍ간접적으로 거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김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사건 관련자들은 이미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모두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특히 김 여사와 비슷하게 전주 역할을 한 손모씨의 경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반면, 2심에서는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방조 혐의가 인정돼 유죄로 뒤집혔고 결국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시작 4년 반 만인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된 것은 맞지만, 범행을 공모했거나 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후 권 전 회장 등 주가 조작에 가담한 관련자들 모두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자 서울고검은 김 여사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재기수사를 결정했고, 특검에 사건을 넘겼다.
이와 함께 김 여사는 2022년 재ㆍ보궐선거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2022년 4∼8월 전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있다.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착용한 고가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게다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등도 조사가 필요한 만큼 김 여사는 앞으로 특검에 여러 차례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 김건희 특검법상 수사 대상 의혹은 16건에 달한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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