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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암 메리츠증권 운용이사·ETP트레이딩팀장이 지난 4일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메리츠증권 제공 |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메리츠증권은 시장에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투자자의 니즈에 맞는 상장지수증권(ETN)을 발굴해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시에 투기성을 조장하지 않는 방향을 추구합니다.”
조민암 메리츠증권 운용이사·ETP트레이딩팀장은 지난 4일 <대한경제>와 인터뷰에서 ETN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ETN 사업 진출을 위해 신한금융투자 해외채권운용본부에서 해외채권 트레이딩과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를 담당한 조 이사를 지난 2020년 말에 영입한 바 있다.
조 이사의 진두지휘 아래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1년 6월 국내 증권사 중 아홉 번째로 ETN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5월부터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달 5일 기준 메리츠증권의 지표가치(실질가치) 총액은 2조6731억원(시장 점유율 16.3%)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10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가시적인 성과에 대해 조 이사는 “투자자에게 꼭 필요하면서도 새로운 ETN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운용사가 현물 채권 대신 채권형 ETN을 매수해 운용하다가 환매 시점에 다시 해당 ETN을 매도하며 대응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메리츠증권의 ETN이 선택되는 것을 보면 비용 측면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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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대한경제 |
메리츠증권은 국내 최초 타이틀을 가진 ETN을 대거 선보이며 상품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ETN 시장에서 처음으로 일본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메리츠 일본 국채 10년 ETN △메리츠 인버스 일본 국채 10년 ETN △메리츠 3X 레버리지 일본 국채 10년 ETN △메리츠 인버스 3X 일본 국채 10년 ETN 등 4종을 내놓았다.
조 이사는 이러한 상품이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서 두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팀에서 채권형 ETF의 유동성공급자(LP) 역할도 병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 초단기 국채 등 종목의 활발한 거래를 확인하고 있다. 시장에서 엔화 강세를 기대하는 수요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시장이 됐기 때문에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찾는 투자자에게는 메리츠증권이 출시한 일본 국채 관련 ETN이 국내에서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며 “엔화 강세 전망의 주요 근거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그러나 금리가 올라가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은 이번 ETN을 중간중간 편입해 수익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전략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오는 10월 BOJ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가 놓치면 아쉬운 상품으로는 멕시코 페소화 ETN을 꼽았다. 조 이사는 “이 종목은 이름에 통화가 포함돼 있어 환율 상승 시에만 수익이 생긴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멕시코 기준금리를 매일 복리로 반영해 주기에 기준금리가 9%일 때 연간 실질 수익률은 9.4%에 달한다. 또, 멕시코는 신용등급이 다른 신흥국보다 높아 환율 변동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메리츠증권은 ETN의 퇴직연금 상품 편입에도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TF와 달리 ETN은 현행 퇴직연금감독규정에 따라 최대 손실률이 40%를 넘는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돼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 이사는 “ETF 시장에서 미국 30년 국채 커버드콜와 같은 월 배당형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구조 설계에 강점을 살려 기술적으로 더 우수한 월 배당형 ETN을 선보일 수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퇴직연금 진입이 제한돼 있어 관련 ETN 기획과 내부 검토만 꾸준히 진행 중이다. 퇴직연금에 편입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록 지금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을 연내 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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