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수요 늘고 건당 보증액 커져
GTX-C에 2조원 보증 공급 논의 중
정부 출연금 100억원 수준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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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권해석 기자]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한 사업주가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의 상환을 보증하는 신용보증기금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산기반신보)의 운용배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5배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 재원이 되는 기본재산보다 보증잔액이 15배 이상 더 많다는 의미다. 운용배수가 계속 높아지면 보증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산기반신보의 운용배수는 15.3배다. 운용배수는 기본재산 대비 보증잔액을 의미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산기반신보의 기본재산은 1조272억원이며, 보증잔액은 1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산기반신보의 운용배수가 처음으로 15배를 넘게 됐다.
산기반신보의 법정 운용배수인 20배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산기반신보가 내부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는 12.5배는 크게 넘어선 상태다.
산기반산보의 운용배수 증가는 최근 보증 수요 급증이 원인이다. 공사비 급증 등의 이유로 민자사업의 부실우려가 커지면서 금융기관들이 산기반신보의 보증부 대출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인프라 PF의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매우 길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다는 인식이 있다”면서 “산기반신보 보증부 대출이 아무래도 내부 승인을 얻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금융약정이 체결된 부산신항 양곡부두 건설사업과 광명∼서울 민자도로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등에 산기반신보 보증이 제공됐다. PF 조달이 진행 중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ㆍC 노선과 광역철도 대장홍대선 등도 산기반신보 보증이 활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민자사업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보증 규모도 커지고 있다. PF 조달이 마무리 단계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만 하더라도 산기반신보 보증액이 1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산기반신보의 건당 최대 보증액이 2조원으로 확대되면서 GTX-C 노선에는 2조원의 보증을 공급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보증 공급 규모가 늘어나면서 대위변제에 따른 기금 손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산기반신보는 지난 5월 전남 친환경 농수축산물 유통센터 부실로 광주은행이 빌려준 18억2000만원을 대신 상환했다. 지난 1994년 산기반신보가 설치된 이후 첫 대위변제다.
이 때문에 산기반신보가 안정적인 보증 공급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기본재산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반면, 정부의 출연금은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산기반신보에 각각 140억원과 150억원씩을 출연했다. 하지만 지난 2023년과 지난해에 출연금은 각각 100억원씩으로 축소됐다.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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