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통화 수장 첫 공식 회동
정책 공조·구조개혁 협력 필요
![]() |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한 구윤철(사진 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김봉정 기자.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행을 찾아 이창용 총재와 면담을 갖고 구조개혁과 경제정책 방향, 양 기관의 공조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 부총리가 한은을 찾은 것은 지난달 취임 이후 처음이며 재정과 통화를 책임지는 양측 수장의 첫 공식 회동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 부총리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면담 전 기자들과 만나 “한국 경제는 재도약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한은 총재를 잘 모시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잠재성장률이 떨어진 이유는 한마디로 실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혁신 아이템을 잘 키우다 보면 노동 생산성도 올라가고 투자가 늘어 기술도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두 발언에서는 현장 중심의 정책 필요성을 언급했다.
구 부총리는 “공직 생활 33년 만에 현장을 직접 마주하니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다”며 “공무원 퇴직 후 컨설팅으로 다시 찾은 현장에서야 감춰진 민낯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은 공식 방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 경제도 위에서 정한 대로만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정책 방향과 관련해선 “정책 묶음이 너무 크다. 예컨대 ‘제조업 르네상스’ 같은 정책은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AI) 자동차나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같은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재정, 세제, 인력, 규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재도 구 부총리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부총리께서 구조조정을 이끄는 데 한은이 싱크탱크로서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측 모두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선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관련 현안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 입장에서 관세 협상이 잘 돼서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었다”며 “협상이 잘못됐으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가 지난해 11월 집필한 <레볼루션 코리아>도 언급됐다.
이 총재는 “구 부총리께서 보내주신 책이 구조조정 연구에 도움이 됐다”며 “한은이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내다 보니 수혜자는 잘했다고 하고 손해 보는 쪽은 금리 얘기나 하라고 비판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기엔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한은의 싱크탱크 역할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기재부가 구조조정의 가장 큰 수요처인 만큼 필요한 부분은 반영해주면 연구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는 조직개편 여부와 관계없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 부총리는 “F4가 될지 F3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소통을 강화하는 쪽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