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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글로벌 95% 정조준] ①“풀스택으로 승부”…SKT, ‘독자 AI’ 톱2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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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10 09:00:13   폰트크기 변경      
독자 AI 파운데이션 컨소시엄 총괄 임원 릴레이 인터뷰

조동연 SKT Innovative Model 담당 /사진:SK텔레콤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글로벌 최고 수준 대비 95% 성능 달성을 목표로 한다.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네이버클라우드 등 5개 정예팀의 산ㆍ학ㆍ연 컨소시엄이 경쟁적으로 참여, GPUㆍ데이터ㆍ연구비 등 정부의 대규모 지원을 발판 삼아 ‘한국형 초거대 AI’ 개발에 나섰다. 본지는 각 컨소시엄의 AI 파운데이션 총괄 임원들을 만나 기술 철학, 조직 전략, 시장 비전과 차별화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정부 5대 정예팀 선정…NPUㆍ데이터ㆍ서비스 삼각편대 구축

차세대 아키텍처ㆍ한국어 특화로 글로벌 95% 넘본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서 SK텔레콤 컨소시엄이 5대 정예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통신사 주관 컨소시엄 중 유일한 선정이다. SKT는 모델–반도체–데이터–서비스를 잇는 ‘풀스택(Full Stack)’을 전면에 내세우며, 연말 1차 평가와 2027년 최종 ‘톱2’ 진입을 노리고 있다.

조동연 SK텔레콤 Innovative Model 담당은 지난 7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모델만 잘 만드는 시대는 끝났고, 데이터ㆍNPUㆍ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스택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SKT 컨소시엄은 이를 모두 갖춘 팀”이라고 강조했다. 조 담당은 “A.X 시리즈를 2018년 전후부터 자체 개발하며 LLM 기술을 내재화해왔다”며 “외산 API 의존 대신 스크래치 모델과 CPT(기존 모델 후속 학습) 기술을 모두 확보한 것이 경쟁사와의 본질적 차이”라고 말했다.


유일한 통신사 주관사인 점은 SK텔레콤 컨소시엄만의 차별점이다. 조동연 SK텔레콤 Innovative Model 담당은 “옴니모달 기반 AI를 음성ㆍ영상ㆍ텍스트로 확장하면 전화 서비스와의 결합 가능성이 커진다”며 “단순 통화ㆍ회의 요약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전화를 받고 처리하는 능동형 AI 에이전트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미 1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에이닷(A.)’ 서비스와 전국 통신망·플랫폼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규모 AI 모델을 즉시 B2C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컨소시엄에는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데이터 전문 셀렉트스타, 글로벌 게임사 크래프톤, 모빌리티 플랫폼 포티투닷, 검색ㆍ생산성 플랫폼 라이너, 서울대ㆍKAIST 연구진이 참여한다.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은 NPU 설계 단계에서부터 모델 최적화 방향을 제안해, 추론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너지를 만든다. 조 담당은 “지금은 모델을 NPU에 맞춰 ‘구겨 넣는’ 방식이지만, 반대로 NPU를 모델 구조에 맞춰 설계하면 더 빠르고 최적화된 LLM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게임사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AI 연구 인력을 보유해 비주얼ㆍ멀티모달 AI 역량을 지원하고, 포티투닷은 현대차 계열의 글로벌 모빌리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적용 가능성을 넓힌단 계획이다.


SKT는 기존 트랜스포머 구조를 넘어서는 ‘포스트 트랜스포머’ 연구를 병행한다. 후보로는 맘바(Mamba), 디퓨전 LLM 등 최신 아키텍처가 거론된다. 조 담당은 “디퓨전 기반은 글자를 순차 생성하지 않고 ‘한 장면’을 즉시 완성해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트랜스포머와 혼합해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 크기는 500B~1000B 파라미터급 MoE(Mixture of Experts)를 목표로 한다. “MoE 구조는 전체 파라미터 중 일부만 활성화해 학습ㆍ추론하기 때문에, 규모는 크지만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학습 자원은 SKT 자체 GPU 인프라와 컨소시엄 보유 장비를 활용, 정부 지원 수준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 투입할 방침이다.

SKT는 한국어ㆍ한국 문화ㆍ한국 산업 현장 특화를 핵심 차별화로 삼는다. 제조ㆍ자동차ㆍ게임ㆍ로봇 등 B2B 적용과 함께, 에이닷(A.) 기반 B2C 서비스 고도화를 병행한다. 옴니모달 기술도 확대한다. “겉보기엔 유사해도, 얼마나 끊김없는 음성ㆍ영상ㆍ텍스트를 엮어내느냐가 승부처”라며, 전화ㆍ회의 요약을 넘어 능동형 AI 통화 에이전트 등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AI 모델 경쟁력의 관건을 ‘데이터 품질’에서 찾고 있다. 국내에서 학습용으로 활용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의 절대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컨소시엄 파트너 셀렉트스타와 손잡고 산업 현장ㆍ문화 콘텐츠 등 한국형 특화 데이터셋을 직접 제작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데이터도 최대한 활용하되, 방송사 영상 등은 전량이 한 번에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의 평가 방식은 벤치마크 테스트와 대국민 사용성 투표(아레나 방식)가 병행될 전망이다. 조 담당은 “LLM 실전 평가는 서비스 환경에서 수백만ㆍ수천만 호출을 안정적으로 소화해본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컨소시엄 파트너 라이너는 전 세계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AI 기반 검색ㆍ하이라이트 서비스에 LLM을 적용, 다양한 언어와 환경에서의 실사용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컨소시엄 참여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크래프톤(게임), 포티투닷(모빌리티), 라이너(검색)는 각각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보유하고 있어, 개발 모델의 해외 확산 가능성을 높인다. 정부는 글로벌 톱 티어 대비 95% 성능을 최소 기준으로 제시했다. 조 담당은 “하한선일 뿐, 내부적인 목표는 그 이상”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의 천문학적 투자 규모와 단기 격차는 인정하지만, 국내 생태계가 이번 사업을 계기로 경쟁ㆍ협업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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