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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2기 첫 미러 정상 회담이자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대면으로, 전쟁 발발 3년6개월 만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핵심 관건은 우크라이나가 빠진 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수용을 할 수 있는 휴전방안이 마련될지 여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핵심 쟁점인 영토 분할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푸틴은 2014년 이미 강제병합한 크림반도는 물론,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면 휴전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트럼프 정부가 이를 포함한 안건에 논의할 여지를 남기며 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는 루한스크를 완전 점령한 뒤 도네츠크도 대부분 장악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서부의 주요 도시를 방어 거점으로 삼아 버티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가 내세울 ‘중재안’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는 영토 문제에 대해 러시아에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밝히는 등 2기 임기 초에는 ‘친러’ 색채를 드러내면서 ‘우크라이나 패싱’ 우려가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푸틴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며 대러 압박을 강화해 왔다.
‘관세 전쟁’ 와중에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대한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 러시아의 또다른 주고객인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시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자포리자와 헤르손 등 일부 지역의 통제권에 대해 푸틴의 전향적 입장을 이끌어 낼 경우 후속 협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보를 조건으로 한 종전안에 대해 일절 여지를 남기지 않으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강경 자세를 고수할 경우 이번 회담에서 성과 도출 여부와 관계없이 즉각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젤렌스키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를 겨냥 “점령자들에게 땅을 선물하지 않겠다”며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의 답은 이미 헌법에 있고, 누구도 이를 벗어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결정은 평화에 반하는 결정이며,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할 운명으로 태어나는 ‘죽은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유럽 국가들의 중재 행보도 변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영국, 독일ㆍ프랑스 등 유럽연합 국가들은 이날 영국에서 국가안보보좌관 회의를 열고 “유럽은 전쟁 도중에 영토 양도와 같은 일방적 양보를 전제로 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일정 지역에서 철수하면 러시아도 다른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상호성의 원칙’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내 줄 경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과 같은 확고한 안전보장 장치가 수반돼야 한다는 협상 원칙을 제시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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