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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M시리즈가 자동차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두산로보틱스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중국 제외) 4위 업체인 두산로보틱스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AI(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로봇 설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자폭 확대 등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술 투자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 쏟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 업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점에서 안전인증이 필수인데, 두산로보틱스는 관련분야 최고 수준인 ISO PL e, Cat 4 인증을 획득했다. 6축 토크센서에 기반을 둔 정밀 제어 기술도 갖췄다. 로봇 관절 등에 부착된 센서가 회전력을 측정하고, 정교한 힘 제어와 다양한 동작 수행을 돕는 것이다.
제품 라인업은 업계에서 가장 많다. 5㎏부터 30㎏까지 다양한 페이로드(로봇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의 14개 모델을 갖추며 다양한 고객 수요에 응답할 수 있다. 페이로드 5㎏의 E시리즈는 낮은 가격대로 식음료 시장 접근성을 높였고, 5∼9㎏의 A시리즈는 빠른 반응과 경제성이 중요한 단순ㆍ반복작업 현장에 적합하다. 6∼15㎏의 M시리즈는 두산로보틱스 대표 모델로, 6축 토크센서 탑재로 조립ㆍ용접 등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다. HㆍP시리즈는 20~25㎏, 30㎏의 페이로드를 토대로 물류ㆍ제조 등 고하중 적재에 특화했다.
제품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본격적으로 제품을 상용화한 2018년 이후 2023년까지 연평균 40%의 매출 성장률로 협동로봇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2022년엔 20㎏ 이상 고중량 페이로드 협동로봇 시장에서 72%의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출의 6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도요타ㆍ콘티넨탈ㆍ르노ㆍ이케아ㆍ샤넬ㆍ존슨앤존슨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으로 뒀다. 삼성ㆍSKㆍ현대차ㆍLGㆍCJ 등 국내 대기업들도 주요 고객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전 세계 130여개의 세일즈 채널을 구축해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판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2025년을 ‘AI 중심의 로봇 혁신 원년’으로 선언한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AI 융합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멀티암 동시제어 기술이 대표적이다. 여러 개의 로봇 팔을 동시에 제어해 복잡하고 정밀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자동차 부품 조립 등 공정에 적용된다. 또 센서와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충돌 회피 기술로 로봇이 작업 중 실시간으로 경로를 예측하고, 장애물이나 작업자와의 충돌을 사전에 회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단계 자율 작업(Long-horizon Task) 및 자율 계획 기술도 주목된다. 로봇이 스스로 작업계획을 수립하고 복잡한 공정을 실행하는 기술로, AI 기반 지능형 로봇 솔루션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미국의 로봇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원엑시아의 지분 89.59%를 356억원에 인수하며 북미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고, AIㆍ휴머노이드ㆍ소프트웨어 전문인력 채용과 R&D 혁신센터 구축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 2분기 매출이 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6% 감소하고, 영업손실도 157억원으로 확대했지만 지속 투자에 나서는 건 로봇시장의 가파른 성장률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5.1%의 고성장이 예상되며, 같은 기간 제조용 로봇 시장 내 점유율도 한 자릿수에서 28%로 확대할 전망이다. 전문 서비스용 로봇 시장도 연평균 15.6% 성장이 전망된다.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3D 업무 기피 현상 심화, 코로나19 이후 안정적 노동력에 대한 니즈 증가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협동로봇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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