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식품사업 성장세 이어갔지만
전체 식품부문 영업익은 30%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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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오진주 기자]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마저 내수 시장 침체에 주춤했다. 새로 개척한 해외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소비 부진과 일부 해외 시장 변수로 수익은 챙기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했다고 12일 잠정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3314억원에서 4조3224억원으로 0.2% 줄었다.
반기 기준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8조6849억원으로 1% 줄었다. 영업이익도 10% 감소한 4814억원에 그쳤다.
발목을 잡은 건 식품 사업이다. 원재료 가격은 상승했지만 소비 침체로 판매량이 줄면서 올해 2분기 전체 식품 부문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901억원에 머물렀다. 매출도 2조6873억원으로 1% 줄었다.
국내만 보면 매출은 5% 줄어든 1조3185억원에 그쳤다. 가공식품은 온라인 채널에서 24%나 성장했지만, 오프라인 판매가 감소하면서 3% 줄었다. 소재도 7% 감소했다.
해외 식품 부문은 신규 시장에서 입점을 늘려가며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일부 지역에서 변수가 작용했다. 특히 미국에서 디저트 부문(-27%) 매출이 줄었다. 지난 1분기 파이를 만드는 미국 오클라호마 공장이 토네이도로 가동을 중단한 영향이다. 피자(6%)와 롤(18%), 치킨(12%), 냉동밥(19%) 등은 신장했다.
유럽(25%)과 호주(6%) 등 최근 입점 채널을 늘리고 있는 지역에서도 매출이 늘었다. 일본에서는 과일 발효초인 '미초'와 만두가 인기를 얻으며 37% 성장했다.
식품 외 바이오 부문은 중국산 라이신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반덤핑 관세를 적용 받은 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었다. 라이신 판매가격이 상승하면서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조798억원을 기록했다. 영억이익도 1024억원으로 8% 증가했다.
사료ㆍ축산(Feed&Care) 부문도 지역별로 편차를 보였다. 인도네시아에서 닭이 과잉 공급되며 가격이 떨어진 반면, 베트남에서는 돼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이 개선됐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426억원으로 25% 늘었다. 반면 매출은 5553억원으로 3% 줄었다.
올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에 무게가 쏠린다. 정부가 내수 부양책을 쓰고 있는 데다 곡물 가격이 더 안정화하면 식품 부분에서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서는 다시 가동을 시작한 미국 파이 공장의 매출이 정상화되고, 유럽 등 신시장에서 판매 지역과 제품을 늘리며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분기에는 프랑스 르클레흐(E.Leclerc)와 카르푸(Carrefou)에 입점했고, 이번 분기에는 영국 모리슨(Morrisons)에 입점했다. 그리스와 스페인 등 새로운 국가로 외형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내달 만두를 생산하는 치바 신공장이 본격 가동하면 매출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돈키호테에 비비고 전용 매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백설 저당 드레싱 등 건강 트렌트를 반영한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의 인지도가 더 높아지고, 미국ㆍ유럽ㆍ오세아니아ㆍ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대형 유통 채널 입점이 확대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일본 생산기지 구축과 글로벌전략제품(GSP)의 대형화 등을 통해 K-푸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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