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대비할 수 없는 상황서 사고 발생… 의무 불이행 증명 안돼”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지난 2022년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 갱내에서 근로자가 매몰돼 숨진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경환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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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경제 DB |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단독부 진영현 부장판사는 12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사장과 석탄공사 법인에 무죄를 선고했다.
광산안전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함께 기소된 장성광업소 직원 2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2022년 9월 장성광업소에서는 부장급 광부 A씨가 지하갱도 675m 지점에서 석탄과 물이 죽처럼 뒤섞인 ‘죽탄’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사고 당시 작업자 6명 중 5명은 대피했지만, A씨는 사고가 발생한지 34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다른 직원들로부터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에서 물이 많이 나온다는 보고를 받은 뒤 갱도에 들어가 채탄작업 중지 조치를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 사장 등은 갱내 출수(出水) 관리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인의무와 광산안전법상 의무를 다하지 않아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2023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이 사건은 공기업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석탄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이다.
재판 과정에서 원 전 사장 등은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다”라거나 “의무 불이행이 있더라도 사고 발생과 인과 관계가 없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법원은 원 전 사장 등에게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다.
진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중대재해처벌법과 그 시행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사망하는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 사건 사고는 작업장 부근의 암반 균열의 확대와 수압의 증가 등 미처 대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의무를 불이행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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