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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 흑자에서 1조원 적자로…정유사 실적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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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13 08:41:33   폰트크기 변경      

주요 정유사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 1조원 웃돌아
정제마진 축소ㆍ재고손실 직격탄…하반기도 유가 하락 압력 높아 불확실성 높아


에쓰오일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장 전경 / 에쓰오일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내 정유업계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작년 상반기엔 정유사들이 2조원이 넘는 흑자를 내며 고수익을 뽐냈지만, 올 상반기엔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며 업황이 급반전됐다.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축소와 재고손실이 겹친 여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정유3사(SK이노베이션ㆍ에쓰오일ㆍHD현대오일뱅크)는 올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3사의 합산 영업손실액은 1조379억원에 달한다.

1분기까진 이들의 합산 영업손실액이 350억원 수준이었지만, 2분기에 모든 회사가 큰 폭으로 적자를 내며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겪었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실적은 매출 40조4532억원, 영업손실 4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는 1분기 446억원에서 2분기 4176억원으로 약 9.3배 늘었다. 이 회사가 작년 상반기 5789억원의 흑자를 냈던 것을 감안하면 1조원 가량이 증발한 셈이다.

에쓰오일은 매출 17조390억원, 영업손실 3655억원의 실적을 냈다. 1분기 215억원 적자에서 2분기 3440억원으로 손실이 늘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13조6664억원, 영업손실 2102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엔 311억원 흑자를 냈지만, 2분기엔 24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GS칼텍스는 이번주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업계에선 GS칼텍스 역시 적자를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유사들의 실적은 불과 1년 전과 180도 전환된 것이다.

작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1969억원에 달할 정도로 알짜 수익을 거뒀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정유사들의 초과이익을 국민과 나누기 위해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들며 정유사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도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재고 관련 손실도 실적 악화를 가속화했다.

원유를 100% 수입해 정제한 뒤 판매하는 사업 구조인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구매 시점과 석유제품 판매 시점 사이에 1∼2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 기간 유가가 하락하면 비싸게 사들인 원유로 만든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구조적 손실이 발생한다.

에쓰오일의 경우, 2분기 재고 관련 손실만 1833억원에 달한다.

정유사들은 3분기 드라이빙 시즌 진입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수송용 연료의 계절적 수요 증가, 일부 정제설비의 가동 차질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정유공장 폐쇄 등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아 업황 개선은 제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 소속 8개 회원국은 내달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54만7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한 상태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수요 부진도 유가 약세에 압력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계절적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의 근본적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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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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