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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올해 한국 경제가 0%대 성장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기업과 가계 모두 올해 상반기 대출 증가세가 '반토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을 옥죄고 기업대출을 늘리라고 했지만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내수가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면서 기업대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가계대출도 6·27 대책 이후 7월 기준 증가세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기업과 가계 모두 각종 규제 등으로 움츠러든 데다 은행들도 0%대 성장률 전망 등에 따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자금을 빌리지도 빌려주기도 어려운 '돈맥경화'가 벌어지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3조4000억원 증가, 지난해 7월 7조8000억원보다 4조4000억원 급감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6월 3조6000억원 감소세에서 3조4000억원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올해 1~7월 기업대출 증가세(31조3000억원)는 지난해 같은 기간 56조9000억원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1~7월 25조3000억원 증가세에서 올해 같은 기간 14조6000억원으로 무려 11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재명 정부가 지원 강화를 약속한 중소기업은 올해 1~7월 16조7000억원의 대출 증가세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인 31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절반 가량 급감한 셈이다. 개인사업자는 지난해 1~7월 4조6000억원 증가세에서 올해 1조8000억원으로 2배 이상 줄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건설투자 부진이 예상보다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30조원 규모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13조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고 해도 이같은 건설경기 부진과 맞물려 부양효과가 상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7월 기업대출의 증가세는 소폭 늘었지만 지난해 전체적인 증가세와 비교하면 대출 증가세 자체가 반토막으로 나타난 것이다. 중대재해법 강화 등 건설사에 대한 규제가 계속되면서 은행권의 기업대출 취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한국산업은행을 통해 설치 예정인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활용한 기업대출과 투자 외에는 자체적인 대출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대출은 대부분 대기업들의 하청 기업들 중심인 만큼 대기업 대출이 위축되면 중소기업대출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기준 가계대출 증가세는 6·27 대책 등으로 전월 대비 2조8000억원의 증가세를 보였는데, 전월 증가세 6조2000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 7월 가계대출 증가세인 5조4000억원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 것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거래된 주택매매와 대출 승인액 등으로 당분간 주담대 중심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7월 가뎨대출 증가세는 지난 3월 7000억원 증가세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월 중 늘어난 신용대출 증가세는 공모주 청약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최근 증거금 환급 등으로 현재까지 가계대출 증가추이는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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