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례 교섭에도 합의점 못찾아
갈등 장기화땐 투자 계획 차질
창사 이래 첫 총파업 가능성도
미국發 고율 관세도 불안 요소
글로벌 경쟁서 기회 살리려면
조속히 합의점 찾는게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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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이계풍 기자] SK하이닉스가 초과이익분배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빚으면서 창사 첫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올해 예상 영업이익 37조원 가운데 약 3조7000억원을 상한선 없이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나섰다. 2021년 노사 합의 문서에 포함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정’하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직원 1명당 평균 1억원 이상이 돌아갈 수 있는 규모다. 전임직(생산직) 노조 가입률은 99% 수준이다.
사측은 기존 지급률 1000%를 1700+a%로 높이고, 초과 재원에 대해서는 절반을 연금ㆍ적금 등 장기 적립 방식으로 지급하며 나머지는 설비 투자나 연구개발 등 미래 성장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단기 현금 유출을 줄이면서도 구성원 보상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고려한 취지다. 그러나 노조는 초과분까지 전액 현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측 제안에 반대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10차례 교섭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이달 6일 청주캠퍼스와 12일 이천캠퍼스에서 각각 결의대회를 열었다.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시 하반기 투자 계획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맞춰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램의 생산능력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12일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에서 “D램 캐파는 과거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올라왔으나, 추가적인 캐파 확보도 필요해 보인다”며 “그동안 낸드보다 D램에 집중한 효과가 있었고 DDR4의 수요 급증 수혜도 봤다”고 말했다.
노사 갈등에 더해 미국발 고율 관세 문제도 여전한 불안 요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SK하이닉스를 포함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ㆍ확장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관세 예외를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고율 관세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는 2028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후공정)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 투자가 관세 예외 조건에 부합할 가능성을 예상하지만, 실제 면제 여부나 미국 반도체법(Chips Actㆍ칩스법) 보조금 최종 승인을 받을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관세는 외부 요인이지만, 노사 갈등은 회사 내부에서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기회를 살리려면 조속히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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