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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임박’ 기아 PV5, 새 모빌리티 시장 개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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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13 16:45:07   폰트크기 변경      
29년만에 新공장까지 건설…고객이 개발과정 참여

기아 PV5./사진: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기아의 첫 목적기반차량(PBV) PV5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공식을 깨트린 모델로 주목받는다. 제조사가 만든 표준 모델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맞춤형으로 제작ㆍ공급하기 때문이다.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며 기아의 미래를 책임질 모델로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6월 PV5 사양과 가격을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7월엔 본격적인 PBV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최근 유럽에서도 예비 고객을 위한 사전예약 페이지 운영을 시작했다. 유럽에선 10월 이후 고객인도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고객인도는 당초 이달 진행이 목표였지만,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잡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내달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의미가 남다른 모델인 만큼 막판까지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PBV를 ‘차량을 넘어선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으로 정의하며 단순한 차량이 아닌 맞춤형 이동공간으로 개발했다.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개발단계의 차량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고객이 개발 과정에 참여토록 했고, 이 과정에서 초기 계획엔 없었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형태의 2-3-0 시트배열 PV5 패신저 모델이 탄생했다. 물류 현장의 범퍼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3피스 범퍼 구조도 반영했다. 당초 계획을 변경하면서 비용 손실까지 감수했다는 점에서 PBV를 향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토랜드 화성에 전용 공장인 이보(EVO) 플랜트도 새로 지었다. 29년만의 현대차그룹 국내 신공장이었다. 그룹 미래비전을 제시한 CES2024에서도 기아는 PV5를 비롯한 PBV를 전면에 세웠다.

PV5는 차체를 블록처럼 조립할 수 있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고, 최대 16종까지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기아는 화성 이보 플랜트 인근에 구축한 ‘PBV 컨버전 센터’를 통해 오픈베드, 라이트 캠퍼, 내장탑차, 냉동탑차 등 다양한 컨버전(개조) 모델을 직접 개발 중이다. 이중 라이트 캠퍼는 내년 3월 출시 예정이다. 일상용과 캠핑용을 겸할 수 있도록 뒷공간이 차박, 데스크 작업, 자전거ㆍ골프백 적재 등 목적에 맞게 변환하는 게 특징이다.

교통약자를 위한 ‘웨이브’ 모델도 주목할 만하다. 휠체어 탑승을 고려한 설계가 특징이다. 기존 방식은 뒤쪽 문으로 올라타 고속 주행시 불안정했지만, 웨이브는 옆문으로 안전하게 탑승해 보호자와 나란히 앉을 수 있다. 서울시는 이 모델로 일반인과 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유니버셜 디자인 택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영국 장애인 전용 리스사와도 협업 중이다.

양산에 불리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지만, 모듈형 차체 조립 시스템과 전용 공장을 구축하며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덕분에 PV5는 패신저 모델 기준 4540만원, 카고 모델은 4200만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보조금을 반영하면 3000만원대에도 구매 가능할 전망이다. 준중형급 크기지만, 실내공간은 미니밴인 카니발에 버금가 실용성도 뛰어나다.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성능과 안전 기준을 모두 검증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PV5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상용차 시장도 공략한다는 점에서 원가 절감에 유리한 중국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시각도 있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2029년 PV9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해 2030년 글로벌 25만대 판매를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eLCV(전기 경상용차) 시장에서 20% 점유율을 확보할 방침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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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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