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ㆍ원재료가격 상승
CJ제일제당ㆍSPC삼립 등 부진
매출ㆍ영업익 동반증가 업체
삼양식품ㆍ오리온ㆍ대상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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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올해 상반기 내수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국내 주요 식품사들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길어지는 불황에 식품사들은 일제히 해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1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 1조원이 넘는 10개 식품사 중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건 삼양식품, 오리온, 대상 등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식품사들은 둘 다 하락하거나, 매출이 올라도 영업이익은 떨어지면서 실속을 챙기지 못했다.
이번에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건 ‘불닭 신화’ 삼양식품이다. 전체 매출의 약 80%가 해외에서 나오는 삼양식품의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85%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56% 증가한 1조82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해외 법인의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는 오리온도 매출이 1조5789억원으로 7.58% 늘었다. 영업이익은 2.43% 증가한 2528억원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초코파이의 견고한 성장세 덕분에 러시아 법인 매출이 48.6% 증가한 148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웰푸드, 오뚜기, 농심, 풀무원 등은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롯데웰푸드와 오뚜기 등은 해외 매출 증가에도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낮아졌다.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은 507억원으로 49.6%나 하락했다. 2분기만 보면 글로벌 사업 매출(11.2%)은 늘었지만 국내 사업 매출(-0.6%)이 감소했다.
오뚜기의 영업이익은 23.96% 떨어진 1025억원에 그쳤다. 원재료 가격과 판매관리비 부담 영향이다. 전체 매출은 4.59% 증가한 1조8227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오뚜기는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농심도 해외에서 신라면 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8.38% 떨어진 962억원에 머물렀다. 매출은 1조7607억원으로 1.59% 늘었다. 국내 법인(0.4%)보다 해외 법인(4.7%) 매출 증가폭이 더 크다. 그중에서도 채널을 확대한 일본(29.8%)과 호주(14.6%) 등에서 매출이 늘었다.
풀무원도 해외 법인이 성장하며 4.5% 증가한 1조632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08억원으로 5.23% 떨어졌다.
대상은 식품 실적 감소세를 소재 부문이 메워줬기에 전체 실적이 상승했다. 대상의 소재 부문 매출은 8071억원으로 13.39% 성장할 동안 식품 부문은 1조8762억원 5.45% 증가했다.
CJ제일제당과 롯데칠성음료, SPC삼립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4814억원으로 9.51% 떨어졌다. 매출은 8조6849억원으로 1.03% 하락했다. 2분기 식품 부문만 보면 해외 매출이 3% 성장할 동안 국내 매출은 5% 줄었다.
올 상반기 ‘크보빵’ 인기로 호실적을 기대했던 SPC삼립은 사망 사고로 인해 지난 5월 시화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영업이익이 44.02%나 떨어진 248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1조6383억원으로 2.48% 하락했다.
올 하반기엔 원재료 가격이 더 안정화하고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식품사들은 돌파구로 떠오른 해외 시장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빼빼로 생산을 시작한 인도에서 신제품 출시를 늘리고, CJ제일제당은 유럽ㆍ호주 등에서 신제품과 프로모션으로 입점 채널ㆍ국가를 확대한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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