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11만대 활용… 실시간 범죄 모니터링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 새벽 3시쯤 서울 청담동의 한 클럽 앞에서 수상한 행동을 반복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서울시 CCTV 관제센터에 포착됐다. 관제요원의 빠른 판단과 신고로 인근 경찰이 출동한 결과, 5명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마약과의 전쟁’ 중인 서울시가 시 전역의 CCTV 11만여대를 활용해 유흥가나 대학가, 주택가 등 일상에 파고든 마약범죄를 추적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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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스마트허브센터의 CCTV 관제 모습/ 사진: 서울시 제공 |
시는 지난 2년간 실시간 CCTV 관제를 통해 마약 의심행위 358건을 적발하고 이 중 36명을 검거하도록 연계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 시내 관제센터가 ‘도심 속 마약 방어선’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연도별로는 2023년 하반기 141건(검거 12건)을 비롯해 2024년 153건(검거 14건), 올해 상반기 64건(검거 10건)의 마약 의심행위가 적발됐다.
지역별로는 서초구(111건)와 강남구(63건)가 174건으로 전체의 절반가량(48.6%)을 차지했다.
검거 장소는 주택가 인근(12건), 도로ㆍ차량(13건)이 전체의 69%를 차지하는 등 생활공간과 밀접한 곳에 분포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시는 최근 마약 유통 방식이 더 은밀해지고 투약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CCTV 관제요원 전문 교육 △지능형 CCTV 도입 △온라인 유통망 감시 등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 마약류 범죄에 대한 ‘24시간 실시간’ 관제를 위해 CCTV 관제요원 322명을 대상으로 실무 중심 교육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검찰의 협조를 통해 수사관이 직접 강의하는 방식이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배회하며 건물을 드나드는 사례, 배달 기사로 위장해 이른바 ‘던지기’를 하는 수법, 청소년이 수업도 빠지고 던지기에 나서는 사례 등 현장 경험이 교육에 반영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하반기에는 교육 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마약류 범죄에 대한 감시가 이어지고 있다.
시는 지난해 1월부터 SNS, 포털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게시물 1만621건을 적발하고 차단을 요청하는 등 최근 유행하는 비대면 방식의 마약 유통 차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시는 이날부터 5인조 가상 보이그룹인 ‘플레이브’와 함께 마약 근절 영상 캠페인도 진행한다. 캠페인에는 ‘마약에 만약은 없다, 호기심으로라도 절대 시작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강진용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마약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번지고 있는 만큼, 실시간 CCTV 감시와 함께 예방부터 치료ㆍ재활까지 촘촘한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감시망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방어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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