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후테크 유니콘 118개…한국은 0개
“진입장벽 낮추고 정책 실효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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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은설희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전환에 따라 글로벌 기후테크(Climate Tech) 투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단 한 곳의 유니콘 기업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에너지산업이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전력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관련 분야에 대한 정책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전력 경영연구원이 발표한 ‘글로벌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후테크 유니콘은 118개에 달한다. 기후테크 유니콘은 에너지저장(ESS)ㆍ재생에너지ㆍ탄소관리ㆍ전력거래 등 분야의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3900억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다.
이 가운데 미국이 47개로 가장 많은 기후테크 유니콘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35개)과 유럽(21개)이 뒤를 따랐다. 인도ㆍ일본ㆍ캐나다 등도 2개의 기후테크 유니콘을 육성했지만, 한국은 한 곳도 배출하지 못했다.
기후테크 관련 투자는 2021∼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정점을 찍었다. 친환경 규제와 ESG 경영 강화, 전기차 산업 성장 등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들이 대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최근엔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에너지 플랫폼 고도화 및 핵융합‧SMR(소형모듈형원전) 등 차세대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미국은 핵융합ㆍ에너지 플랫폼ㆍ배터리 등 전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기후테크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최근 들어선 AI 및 데이터 기반 플랫폼과 결합한 혁신이 활발히 전개 중이다. 세계 첫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헬리온 에너지’는 민간 자금뿐만 아니라 미 국방부 투자까지 유치하며 1조원 이상의 펀딩에 성공했다. AI 기반 에너지관리 기술을 연구하는 ‘업라이트’는 자사 플랫폼을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시키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도 대규모 투자 지원을 통해 기업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 셀 제조업체 ‘에스볼트(펑차오에너지)’는 정부의 생산 보조금과 공장 설비투자 지원을 기반으로 스케일업에 성공했다. ‘고킨솔라’의 경우 저가의 태양광 웨이퍼 등을 태양광 모듈 제조사에 대량 공급하며 하드웨어 중심 수익모델이 주를 이뤘다.
반면 한국의 기후테크 생태계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한 곳도 없을 뿐만 아니라, 기후테크 관련 스타트업 수 자체도 적다. 빌 게이츠가 35억달러(약 5조원)를 모아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 펀드의 110여 개 투자 기업 중에서도 한국 기업은 전무하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보고서는 국내 에너지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과 정책 실효성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또한, 재무적 투자자 위주의 자금 유입으로 전략적 연계가 부족하고, 발전 자산을 보유한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 구조로 스타트업의 기술 실증 기회가 부족한 문제도 제기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신사업 분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서는 규제 장벽의 완화와 함께 유니콘 육성을 위한 기술ㆍ정책ㆍ시장ㆍ자금의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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