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유례없는 공사비 폭증이 초래되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시행자와 시공자 사이에 추가공사비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들 및 수분양자들이 입주예정일만 믿고 거주 및 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한 상태이므로, 시행자로서는 사업지연을 감수하면서까지 법적 분쟁을 감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 ‘공사비 검증 제도’이다. 도시정비법은 공사비가 일정 비율 이상 증액된 경우 등 특정한 경우에 시행자가 한국부동산원 등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하도록 규정하였고,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은 검증이 완료된 경우 검증보고서를 총회에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정비법은 공사비 검증과 관련하여 이를 사업시행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그 효과와 관련하여서는 단지 국토교통부 고시에서 검증보고서를 총회에서 공개하도록 하고 있을 뿐, 나아가 공사비 검증 결과를 간과한 관리처분계획 또는 공사도급계약의 효력에 대해서는 따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공사비 검증의 효력은 오롯이 법원의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는바, 이와 관련된 판결례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다만 추가공사비의 적정성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주요 쟁점 중 하나이고, 확정된 하급심 판결의 경우에도 대법원에서 구체적인 판시를 하였던 것은 아니어서 언제든지 결론이 변경될 여지가 있으므로, 시행자로서는 가능한 한 공사비 검증을 반영하여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관리처분계획의 위법성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행정법원 2021. 9. 24. 선고 2020구합64361 판결은 해당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총회의결에는 공사비 검증 요청 절차가 누락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하였다. 다만 상급심인 서울고등법원 2022. 7. 22. 선고 2021누65493 판결은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공사비 검증요건(공사비 증액 비율)이 충족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원고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또한 공사도급변경계약 내지 그에 대한 총회 결의의 효력도 문제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고등법원 2025. 1. 8. 선고 2024나2029879 판결은 법령에서 공사비 검증 결과에 대한 효력을 명시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검증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총회 결의의 효력을 일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오히려 정비사업 지연 등으로 인한 조합원들의 재산적 손해를 추가적으로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이유를 들어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안효섭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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