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활용률 14% 불과… ‘순환경제 핵심축’으로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서울시가 ‘종이팩’ 자원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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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종이팩 전용수거함/ 사진: 서울시 제공 |
시는 3만5000세대 규모의 서초구 내 80개 아파트 단지에 종이팩 전용수거함 350개를 배치하고 ‘종이팩 자원순환 시범사업’에 들어간다고 19일 밝혔다.
종이팩의 내용물을 모두 비우고 뚜껑ㆍ빨대를 제거한 뒤 물로 헹군 다음 전용수거함에 배출하는 방식이다. 수거된 종이팩은 집하장에 보관하다가 제지회사로 전달해 일반팩과 멸균팩을 분리한 뒤 고급 재활용 원료로 쓰이게 된다.
주로 우유, 주스 등의 용기로 사용되는 종이팩은 천연 펄프로 만들어져 고품질 천연 펄프나 재생 플라스틱(폴리에틸렌), 알루미늄 등 재활용 원료로 다시 쓸 수 있다. 연간 종이팩 105t을 재활용하면 20년생 나무 약 2100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다만 일반 종이류와 섞이게 되면 재활용이 불가능해져 폐기물로 처리되는 만큼 자원화하려면 ‘분리 배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종이팩 재활용률은 10개 중 1~2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종이팩 재활용률은 13.9%에 그쳤고, 나머지 86%는 폐지나 종량제 봉투로 버려졌다. 출고된 종이팩 7만5847t 중 재활용된 양은 1만612t으로 약 7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시는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가 자리매김하면 재활용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시민들의 인식과 참여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캠페인ㆍ교육 등을 병행해 종이팩 분리 배출 참여율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서초구와 업무협약을 맺고 수거함을 설치해 왔다. 현재 협의 중인 노원구와 도봉구를 비롯해 종이팩 전용수거함 배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그동안 종이팩은 재활용 가치가 높음에도 일반 폐지와 섞여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시범사업이 자원 수거체계 고도화, 시민 참여를 견인해 ‘순환경제’의 핵심 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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