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2020년 부전∼마산 복선전철 공사 중 발생한 지반 침하 사고와 관련해 부산국토관리청이 시공사에 벌점을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시행사가 ‘지반 침하는 불가항력 사고’라며 정부를 상대로 1조원에 가까운 추가 공사비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이번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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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행정1부(재판장 천종호 부장판사)는 SK에코플랜트ㆍ코오롱글로벌 등 부전∼마산 복선전철 시공사 4곳이 “벌점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부산국토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지난 2020년 3월 부전∼마산 복선전철 제2공구에서는 피난 연락갱 공사 중 지하수 유입과 함께 지반이 무너져 본선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반 침하 규모만 둘레 50m, 깊이 20m에 달하다 보니 들어찬 물을 빼는 데만 3년 넘게 걸렸고, 그 여파로 공사는 공정률 97.8%에서 5년 넘게 멈춰 섰다.
국토청은 시공사들이 연약지반 보강용 차수 공법(CSSㆍCGS 공법)을 하는 과정에서 시험시공계획서를 만들지 않았고, 실제로 시험시공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0년 6월 벌점 2점을 부과했다. 벌점관리 기준상 ‘품질관리계획 누락’ 항목을 유추 적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시공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벌점의 근거인 품질관리계획에는 시험시공을 의무화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험시공계획서가 없다는 점과 품질관리계획 준수 여부를 직접 연관 지을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개정 벌점 기준에는 토공사의 시공이나 관리를 소홀히 해 토사 붕괴, 지반침하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벌점 1점이 부과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법규를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을 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부산국토청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그대로 확정됐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창원ㆍ김해ㆍ부산을 광역경제권으로 묶고 경남ㆍ부산권을 호남권과 직접 연결하는 총 길이 32.715㎞의 지역 간 철도사업이다. 당초 2020년 6월 완공이 목표였지만, 사고 이후 지금은 2026년 상반기로 완공이 미뤄진 상태다.
시행사인 스마트레일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지반 침하 복구에 소요된 비용 등 9000억원대 추가 공사비 청구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지반 침하를 불가항력 사고로 볼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전망이다.
시행사 측은 ‘재해 등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하면 주무관청이 발생 비용의 80%를 보상한다’는 협약에 근거해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반면 정부는 불가항력 사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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