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19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재해 관련 금융부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최장주 기자 |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은 즉시 해당 사실을 한국거래소 등에 공시해야 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여신 제한 등 제재 세부방안도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올 연내 발표,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산업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 입찰 자격 박탈이나 금융제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만큼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범 부처간 논의를 거쳐 조속히 결론내자는 분위기다.
다만 '무차별 기업 때리기'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패널티 유효기간 등이 논의된다. 중대재해가 꼬리표가 장기화되면 해당 기업은 기업활동 개선 여지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 유관기관들과 '중대재해 관련 금융부문 대응 간담회'를 열었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금융 제한 조치와 더불어 중대재해 예방 시스템을 잘 갖췄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서는 즉시 해당 사실을 한국거래소 등에 공시토록 해 투자자 주의를 환기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공시범위는 고용노동부가 담당하는 '재해조사 의견서' 수준일지 여부를 차후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재해조사 의견서는 기업의 민감 정보와 피의사실 등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는데, 사업장 이름과 업종, 규모, 생산과정, 사고원인 등이 적시되고 있다.
여신심사시 만기연장과 금리 및 대출한도에 대해 리스크를 반영한다. 만기연장에 대해서는 한도 축소와 더불어 대출금리 상향 조정이 진행된다. 시장안정 프로그램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혜택도 축소할 계획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에 대해서도 보증심사시 안전 시스템이 잘 갖춰졌는지 안전도 평가 등을 반영한다.
금융위는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한 금융 제한 등 패널티 유효기간도 범정부 TF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중대재해 발생 시점부터 일정 기간 동안 금융 조달이나 영업 제한 등 패널티를 부여하자는 차원에서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금융 제한 등 패널티 유효기간에 대해 합리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견이어서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들의 의견이 강경할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패널티 유효기간이 길어질 경우, 자칫 기업활동 개선 등에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어 정부 차원으로도 패널티 유효기간에 대한 고민이 상당할 전망이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와 인센티브도 함께 병행된다. 안전 시스템 비용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시설개선 자금과 안전 컨설팅 등이 지원된다. 안전 시스템이 잘 갖춰진 기업에 대해서는 우수인증 이어 대출 한도와 금리에 대해 우대해주기로 했다.
다만 이같은 인센티브가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대재해 발생을 예방하자는 차원은 좋지만 중대재해의 원인 조사가 규명되고 나서 패널티를 부과할지 여부 등을 합리적으로 논의하지 않으면 기업 죽이기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희 기자 maru@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