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3자회담 준비돼”
메르츠 獨총리 “푸틴, 트럼프에 ‘2주내 젤렌스키 만날 준비돼있다’”
러, 시간끌기 우려도 여전…영토조정은 난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홈페이지

[대한경제=조성아 기자]3년여간 이어져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양자회담을 통해 종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영토 재조정 등의 난제가 남아있지만, 일단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자 정상회담은 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양자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조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회의를 마친 뒤 SNS를 통해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회담을 조율하기 시작했다”며 “그 회담이 열린 뒤 우리는 두 대통령에 나를 더한 3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두 당사국의 정상 간 처음 열리는 회담이 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영국ㆍ독일ㆍ프랑스 등 유럽 정상과의 회담에 대해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안전보장을 논의했다”며 이날 회담이 “거의 4년간 지속되어온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매우 좋은 초기 단계”라고 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3자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을 멈추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지지한다. 3자(회담) 준비가 됐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보 보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미군 주둔을 포함한 안전보장 방안에 대해 “그들(유럽)이 그곳에 있기 때문에 제1의 방어선”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다. 우리는 관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알래스카에서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일정한 안전보장 조치를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하긴 이르다. 회담이 성사돼도 영토 조정 문제가 난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의 전제 조건으로 친러시아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요구하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침공 가능성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도 영토 양보에 극도로 민감한 정서를 갖고 있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토 등 민감한 문제는 3자 회담서 논의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젤렌스키 대통령과 2주일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전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백악관 회담 이후 AFP 통신 등에 “미국 대통령이 (전화로) 러시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고,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만남이 2주일 안에 이뤄질 것이라는 데 (양측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시간끌기를 지속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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