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바라카 사업 첫 누적 손실 기록
美 웨스팅하우스와는 조 단위 일감 계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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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1호기 전경./ 한전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온타임 온버짓(예산 내 적기준공)’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던 K-원전이 수익성 측면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첫 수출 작품인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은 적자 실행이 유력하며, 최근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미국 업체에 1기당 1조원이 넘는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UAE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을 수행한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사업에 대한 손실로 349억원3000만원(누적)을 반영했다.
총 4기의 바라카 원전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한국이 처음으로 해외에서 수주한 원전이다. 수주금액은 약 22조6000억원. 한전은 1호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4호기까지 순차적으로 상업운전에 들어갔으며, 현재 발주처와 주계약자인 한전이 종합준공을 선언하기 위한 최종 정산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전은 2023년 말 바라카 원전에서 4359억원의 수익을 예상했고, 지난해 말에도 721억원으로 수익을 낮춰 잡았지만, 올해 들어 손실로 계상한 것이다. 이에 더해 한전은 시운전을 맡은 한국수력원자력과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 정산금 클레임 공방을 하고 있어, 누적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전은 아직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전 관계자는 “계약당사자와 계약변경을 요청하고 이에 따른 추가 비용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비용을 보상받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UAE 원전은 건설뿐 아니라 투자 사업에도 참여해 향후 60년 운영 기간 전력 판매 배당 수익을 확보할 예정이어서 건설사업만으로 수익성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바라카 원전은 계약 당시 2020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준공 일정이 늦춰졌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지난 5월 우여곡절 끝에 계약을 체결한 체코 두코바니 5ㆍ6호기 건설사업도 논란거리다. 우리 정부는 수주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지적재산권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적지 않은 양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한전은 향후 50년간 원전 1기당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의 물품 구매ㆍ용역 일감을 제공하고, 추가로 1억7500만달러(약 2400억원)의 기술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향후 소형모듈형원전(SMR)을 포함한 모든 차세대 원전을 수출할 경우 기술자립 검증도 받아야 한다.
한수원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는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Ⅱ) 와 총 26조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글로원 원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협력해 시장 확장을 선택한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해외 원전 사업은 국내와 달리 태생적으로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도 결국엔 선택의 문제였을 것”이라며 “어쨌든 체코 원전을 수주한 만큼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향후 미국과의 사업 협력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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