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코스피 지수가 3100~3200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초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날개가 꺾인 뒤 3주째 횡보를 거듭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허니문 랠리’도 끝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종가기준 3275.78을 찍은 후 8월 내내 3100-3200선에 갇혀 있다.
지난 6~7월 대통령의 한국거래소 방문과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출범 등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극에 달했던 당시와는 다른 행보다.
우선,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직격타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등 대외변수도 많았으나 그 보다는 정부, 여당발 투자심리 위축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달 말 법인세율을 1% 포인트 인상하고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설정하는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와 함께 배당 소득 분리과세도 당초 거론됐던 초기안보다 대폭 후퇴하면서 투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시장에선 배당소득 최고세율은 앞서 발의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안대로 25% 수준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실제 35%(지방소득세 미포함)에 달하면서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향후 코스피의 반등 여부도 정책적요인을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우선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2차 상법개정안이 상정,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외 변수로는 미국의 금리 경로다.
최근에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 및 코스피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된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가 다우존스의 예상치인 0.2%를 상회한 0.9%로 나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9월 금리인하 확률도 떨어진 것이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들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 대해 거버넌스 개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매도세를 지속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세제 개편안 후속 작업만으로 박스권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며 관세와 매크로 금융, 기업 실적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다운 LS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금융권 자금을 이용한 정부 투자책, 확장 재정과 증세를 동시에 진행하는 정책 모순 등으로 이미 주식시장에 대한 실망감이 커진 상황이었다”며 “그나마 남아있던 주도주 중심의 성장 가능성이 두산에너빌리티의 웨스팅하우스간 연간 1조원 이상의 금액 지불건으로 국내 기업들이 미국 성장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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