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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원’ 규모 전자전기 사업 두고 ‘KAIㆍ한화‘ vs ‘LIGㆍ대한항공’ 공중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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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8-21 16:33:45   폰트크기 변경      

방사청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 수주전 점화
LIG넥스원ㆍ대한항공 ‘47년 기술력ㆍ민항기 개조 전문성’ 

KAIㆍ한화 ‘완성형 항공기 개발 노하우’ 


LIG넥스원ㆍ대한항공의 한국형 전자전기 예상도_LIG넥스원ㆍ대한항공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국내 방위산업계가 1조 7775억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을 두고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자전기 확보를 위해 국내 항공ㆍ방산기업들이 총출동했다. 앞서 ‘천궁-Ⅲ 개발사업’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LIG넥스원과 한화그룹, ‘블랙호크 성능개량사업’에서 수주전을 벌인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이번에는 팀을 꾸려 격돌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15일부터 한국형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입찰 절차를 진행중이다.

이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에 전자기전 임무장비를 탑재해 주변국 위협신호를 수집ㆍ분석하고 전시 전자공격(재밍)을 통해 적의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ㆍ교란하는 전자전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제안서 제출 마감은 9월 초로 예정돼 있다.

전자전기는 군사작전 시작 시 우선 투입해 적의 눈과 귀를 가린 상태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해 아군 전력의 생존성과 작전효과를 높이는 현대 전장의 필수 전력이다.

민항기를 개조해 운용하는 경우는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에는 전무한 만큼 세계적으로 희소성을 지닌 고난도 사업으로 평가된다.

먼저 출사표를 던진 곳은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이다. LIG넥스원은 체계개발 및 전자전 장비 개발ㆍ탑재를, 대한항공은 체계통합 및 기체 개조ㆍ제작을 담당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와 47년간 축적한 전자기전 핵심기술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1970년대 외산장비 국산화를 시작으로 함정용 전자전장비, 국내 최초 전투기용 전자전장비(ALQ-200), KF-21 통합전자전장비 개발 등을 통해 지상ㆍ공중ㆍ해양 전 영역의 전자기전 무기체계 개발 경험이 돋보인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전자전기의 핵심은 주변국 위협신호를 끊임없이 수집ㆍ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자공격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플랫폼은 수입할 수 있어도 임무장비는 국내개발을 지속해야 하며, 임무장비 국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50여 년간 군용 항공기 체계개발ㆍ양산ㆍ정비ㆍ성능개량을 수행하며 쌓은 민항기 개조ㆍ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백두 정찰기 사업 등 유사 사업 수행 경험과 함께 코로나19 시기 보잉 B777 여객기 10대와 에어버스 A330 6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감항인증을 획득하며 풍부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부산 테크센터 및 대전 R&D센터 내 100여명의 특수임무기 전문 인력과 김해국제공항 활주로를 활용한 비행시험 능력, 71만㎡ 규모의 정부 인증 격납고 등 탄탄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태평양 전역 미군 항공기 3700여대를 포함해 총 5500여대의 항공기를 출고한 경험도 강점이다.

이에 맞서 KAI와 한화시스템도 수주전에 참여할 예정이다. KAI는 항공기 개발 전문성을, 한화 측은 전자전 장비 기술력을 앞세웠다.

KAI는 KF-21 보라매 전투기와 수리온 헬기 등 완성형 항공기 개발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민항기를 군용으로 개조하는 이번 사업에서 항공기 체계통합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라는 판단, KC-330 공중급유기 개조 등 다양한 항공기 체계 개발 및 통합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KAI 관계자는 “항공기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 경험이 있어 복잡한 전자전기 체계통합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며 “개발부터 후속 군수지원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은 디지털 기반의 고출력 전파 교란 송신 장치와 더불어 전자적으로 빔을 조종해 다수의 목표를 동시에 탐지ㆍ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 기술인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이 주요 강점으로 여겨진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체계통합 능력과 전자전 기술력, 그리고 사업 수행 인프라가 종합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의 결과는 K-방산의 항공전자 분야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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