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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현희 기자] 정부가 석유화학 기업 지원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구조조정과 자구안을 요구하는 가운데 여수·대산·울산 등 주요 산업단지에 대한 통폐합 논의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채권은행들은 나프타분해시설(NCC)을 보유한 석화 기업 중심으로 통합 NCC 합작법인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복수 기업이 공동출자해서 핵심설비를 공동 운영하는 '일본식 유한책임사업조합(LPP)' 방식을 검토 중이다.
통합 합작법인에는 최근 구조조정 대상으로 떠오르는 여천NCC에 이어 여수산업단지의 롯데케미칼과 LG화학 등이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중복사업 등 많아 석화업계에서도 롯데케미칼의 자구안 내용이 관건이라는 의견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석유화학 재편 금융권 간담회'를 열었다. 한국산업은행과 채권은행들이 대주주 사재출연을 전제로 한 금융 지원에 참여하도록 당부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한국산업은행을 주도로 여수·대산·울산 등 주요 NCC 산단을 통폐합할 계획이다. 통합 NCC 합작법인에 대주주의 사재출연이 필수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산업은행이 석화업종에 대한 대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돼, 주채권은행으로서 한국산업은행이 다음달 채권단협의회를 구성한다.
여수 지역 산단에는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합작법인인 여천 NCC와 GS칼텍스-롯데케미칼 합작 NCC, LG화학 산단이 통폐합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유사와 석유화학 기업간의 수직적 통합 방식도 거론되면서 정유사인 GS칼텍스 주도로 NCC 통합이 이뤄질지 관건이지만, 여천NCC처럼 출자문제에 따른 갈등도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통합 NCC 합작법인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산 지역의 산단은 HD현대가 정유사로서 롯데케미칼의 NCC 설비를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지만, 정부 주도의 통합 NCC가 거론되기 때문에 HD현대가 NCC 사업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HD현대가 조선업 중심이기 때문에 굳이 NCC를 통합 운영할 필요성을 느낄지 알 수 없다"며 "정부 주도하의 통합 NCC로 넘기고 일부 출자만 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자구책이 강도 높게 제시될지가 관건이라는 의견이다. 롯데케미칼이 여수와 대산 등 중복 투자한 데다, 석화 사업 중에서도 중복되는 부문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롯데그룹이 롯데케미칼에 대한 자금지원, 롯데케미칼의 출자 규모 등을 놓고 한국산업은행과 롯데그룹간의 신경전이 상당할 전망이다. 정부 주도의 통합 NCC에 대해서는 롯데·한화·LG·DL그룹 등의 사재출연 규모가 협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와 산은도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하면서 이들 그룹사에 대한 압박을 높일 예정이다.
금융위와 산은은 다음달 석화 업종에 대한 자율협약을 제시하고 연말까지 자구안과 사업재편계획을 보고받을 계획이다. 올 4분기 내에 정부 주도의 통합 NCC 합작법인의 초안을 마련, 산은 등 채권금융기관의 출자전환 범위와 그룹사들의 사재출연 규모를 협의해 내년 연말까지 본격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석화 사업을 정리하면 부채비율이 크게 올라가는 것으로 파악돼 채권금융회사들의 대출 회수를 지금부터 제한해야 한다"며 "친환경 사업과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등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최대 연말까지 채권 동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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