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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오진주 기자] K뷰티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인디 뷰티 브랜드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엇갈렸다.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가던 브랜드들이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전략과 시장 대응에 따라 성적표가 달라지고 있다.
21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스킨1004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820억원으로 전년 동기(104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16억원에서 820억원으로 159.49%나 늘었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스킨1004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매출로 이어졌다.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앰플’로 미국 아마존을 휩쓴 스킨1004는 유럽과 동남아시아 외에 아프리카와 남미 등 신흥 국가로도 빠르게 입점 채널을 넓히고 있다.
그 결과 아프리카와 남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512%, 711% 늘었다. 현지 최대 뷰티 플랫폼에 입점한 인도에서는 올해 1~7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5% 성장했다.
올 상반기 코스피에 상장한 달바글로벌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 매출은 2421억원으로 72.8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93억원으로 83.4% 늘었다.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 매출 덕분이다.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144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70% 신장하며 지난해 연간 해외 매출을 넘어섰다.
토니모리도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89억5000만원(9.53%), 66억원(13.99%)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상승했다. 미국 외에 인도·멕시코 등 신흥국으로 진출하면서 브랜드와 OEM·ODM 사업 모두 성장했다.
영유아 전문 브랜드 ‘궁중비책’을 운영하는 제로투세븐은 영업이익이 21억원으로 49.43% 늘었다. 매출도 10.48% 증가한 377억원을 기록했다. 제로투세븐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포장사업 부문도 성장했다.
특히 해외에서 영유아 선제품을 프리미엄으로 인식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궁중비책 자외선 차단제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특수 화장품으로 등록됐으며, 미국 아마존에서는 베이비 선 카테고리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일본에서는 영유아 채널인 ‘아카짱혼포’에 입점했다.
신흥 색조 강자로 떠오른 ‘롬앤’을 보유한 아이패밀리에스씨도 매출이 1120억5000만원으로 5.29% 늘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영업이익(143억원)은 23.47% 하락했다.
아이패밀리에스씨는 올해 상반기 서울 성수동에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 ‘핑크 오피스’를 열었다. 일본에서도 핑크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출발점인 웨딩사업도 지난 4월 논현동에 대형 쇼룸을 열면서 올해 2분기 판매관리비가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 늘었다.
‘미샤’로 로드샵 브랜드의 전성기를 다시 찾고 있는 에이블씨엔씨는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늘었다. 매출은 1280억원으로 3.3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4억원으로 21.16% 높아졌다. 업황이 부진한 면세점의 비중을 줄이는 등 채널을 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면세점 매출은 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줄어든 반면, 수출은 355억원으로 13% 늘었다.
‘리들샷’의 브이티는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매출이 줄었다. 엔터테인먼트 부문인 큐브엔터를 제외한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581억원으로 13.92% 늘었고, 매출은 2120억원으로 1.48% 감소했다. 화장품 부문만 보면 올해 2분기 매출(959억원)과 영업이익(266억원)은 각각 39.4%, 32.7% 늘었다.
반면 마녀공장과 클리오는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클리오는 매출이 11.37% 줄어든 1645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74.18% 줄었다. 국내외 헬스앤뷰티(H&B) 채널에서 경쟁이 심화하는 동안 새로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2분기 H&B 매출은 241억원으로 14% 떨어졌다.
마녀공장은 영업이익이 44억원으로 64.43% 감소했다. 매출은 13.42% 줄어든 586억원에 그쳤다. 회사 측은 악성 재고 처리와 리브랜딩을 위한 투자, 국·내외 채널 최적화 과정 등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부진한 실적을 재정비 과정으로 보고 있다. 조정기를 거친 뒤 재도약 여부가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중견 브랜드업계 관계자는 “본격 하락세라기보다는 빠르게 몸집을 불려 온 브랜드들이 조정기를 지나고 있는 것 같다”며 “판매량만 늘리던 과거와 달리 입점 채널이나 수출국 등을 바꾸며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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