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스테이블코인이 활용될 탈중앙금융(DeFi) 시스템이 본질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유발했던 시장특성을 갖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융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제금융시장 내 스테이블 코인 확산의 영향’보고서에서“현재 스테이블코인과 DeFi 시장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리스크 요인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DeFi는 블록체인상 스마트 계약으로 스테이블코인등 암호화폐를 운용하는 시스템으로,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업계에서는 예치, 대출, 파생상품, 자산운용 등 기존 전통금융의 모든 서비스를 중개기관 없이 구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DeFi 시장의 규모는 2200억달러 수준으로 미국 GDP 규모의 0.8% 수준이다.
문제는 DeFi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리스크 요인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DeFi가 금융위기를 유발했던 자산시장 가격 급락, 그림자 금융(미규제 금융)을 통한 레버리지 확대 등 위험 요인을 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금융위기는 부실자산(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신용이 확대되고, 이해가 어려운 파생상품을 통해 금융시스템 전체가 부실 자산의 위험에 노출된 바 있다. 금융위기 직전 2007년 상업은행들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미국 국내 총 생산(GDP)의 36% 수준인 5조2000억 달러에 육박했다.
DeFi도 블록체인 내 무제한적 토큰 발행과 스마트 계약 기반 파생상품을 통해 레버리지 확대가 가능해 금융 리스크 확산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토큰이 담보자산으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토큰을 지속적으로 발행하면 담보자산의 공급이 제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또 다양한 파생상품 창출로 추가 레버리지 효과는 증폭된다.
나아가 스마트 계약 기반 DeFi는 위기 상황에서 유연한 대응이 제한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담보자산 가치 급락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위험 상황에서도 담보 부족 시 자동 청산되도록 프로그램된 스마트 계약은 계약 참여자들의 합의가 있어야만 청산 중지나 되돌림 등의 대응이 가능하다.
김 연구원은 “아직 작은 시장규모, 높은 담보비율 등을 고려하면 DeFi가 제2의 그림자 금융이 될 가능성이 있을 뿐, 실제적인 금융시장 시스템리스크 요인이 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며 “다만 자산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가상자산을 담보로 하는 DeFi는 부실화 위험이 상존하나 규제체계가 미비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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