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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8차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대한경제=김광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단계적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남북 대화를 복원한 뒤 북핵을 동결하고, 이후 축소ㆍ폐기로 가는 3단계 해법으로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본 형태로 배포했다.
요약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미ㆍ북 대화가 북핵을 용인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동결ㆍ축소ㆍ비핵화’의 3단계 정책 방향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적극적인 남북 대화를 통해 핵을 동결, 축소, 폐기까지 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3단계 비핵화 해법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전반적인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대결정책보다는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공동번영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며 “우리가 한발 앞서 문을 열고 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고, 적대감을 완화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북극항로 개척을 남북 및 주변국 협력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중심으로 미국ㆍ러시아ㆍ북한ㆍ한국ㆍ일본이 협력할 길을 만들 수도 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대한민국에도 중요하지만 일본ㆍ중국ㆍ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선 “국가로서 약속이므로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합의 유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으로서는 매우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전 정권의 합의”라고 전제하면서도 “정책 일관성과 국가의 대외 신뢰를 생각하는 한편, 국민과 피해자ㆍ유족 입장도 진지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 책임을 동시에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여론과 외교적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신중한 접근으로 해석된다.
한편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엿새간 방일ㆍ방미 일정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23일 아침 출국해 당일 오전 중 일본에 도착한 뒤 방일 일정을 시작한다. 숙소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재일동포 오찬간담회를 갖고, 오후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 및 만찬 등 공식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24일 오전 일본 의회 주요 인사와 만남을 가진 뒤 당일 오후 일본을 떠난다.
이후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해 재미동포 만찬간담회로 방미 일정을 시작한다. 이튿날인 25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미 경제계ㆍ학계 인사 등과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26일엔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필리조선소를 시찰하고 당일 저녁 필라델피아를 출발해 28일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하는 한화필리조선소는 작년 12월 한화그룹이 1억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해 인수한 조선소다. 특히 지난달 관세 협상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로 명명된 한미 조선 협력을 상징하는 장소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튿날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긴밀한 조선 협력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부각할 계획이다.
김광호 기자 kkangh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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