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집약 무대” 문정동 신사옥 착공
37년 노후 건물, 9층 증축으로 새단장
사옥 통합으로 상징성과 효율 강화
직원 참여 설계공모… 수평적 의사결정
루버·커튼월로 상승감·개방감 동시 확보
하이브리드 구조 설계, 도시재생 모델 제시
내부 자금 참여로 초기 유동성 안정 확보
하이테크·CM·주거 설계로 사업 외연 확대
2030 글로벌 100대 기업 향한 도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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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들어설 ‘MAP건축그룹 신사옥’ 투시도. / 사진=MAP건축그룹 제공.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이번 신사옥 프로젝트는 단순 이전을 넘어 건축, 구조, 설비, 친환경, 시공관리 등 MAP가 지닌 기술력을 총체적으로 실증하는 기술 쇼케이스입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신사옥 건립 착공을 앞두고 〈대한경제〉와 만난 한일호 엠에이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MAP건축그룹) 회장은 “노후 건물을 혁신적으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제2도약”이라고 밝혔다.
신사옥 프로젝트는 준공 37년차 기존 6층 건물을 9층 규모로 증축ㆍ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MAP건축그룹은 서울시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용적률 완화(제3종 일반주거지역 250%→300%)와 잉여 용적률 확보를 통해 총 86%의 추가 용적을 얻었으며, 연면적은 약 1500평으로 확대한다. 준공 목표는 2026년 5월이다.
한 회장은 신사옥에 대해 “흩어져 있던 사무 거점을 하나로 통합해 조직의 상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인재 유치 경쟁력까지 강화하는 공간”이라고 평했다. 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을, 고객에게는 신뢰를 주는 건축적 메시지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신사옥 디자인은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사내 설계공모를 통해 정했다.
최종 설계안은 수직형 ‘ㄷ’자 루버(Louver) 시스템을 적용해 상승감과 미래지향 이미지를 구현하고, 무채색 팔레트로 도시경관과의 조화를 꾀했다. 정면은 커튼월(Curtain Wall)로 개방감과 조망권을 확보했으며, 측면은 선형 분절 패턴으로 입체감을 더해 다각도에서 인상적인 건축미를 구현했다. 내부에는 라운지, 전시장, 자료실을 배치해 업무와 교류가 공존하는 환경으로 계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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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들어설 ‘MAP건축그룹 신사옥’ 투시도. / 사진=MAP건축그룹 제공. |
한 회장은 “총 17개 팀이 경쟁을 벌여 임직원들의 평가, 설문조사를 통해 디자인부문이 제출한 안을 선정했다”며 “실사용자인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 아이디어를 직접 반영한 결과로, 수평적 의사결정 문화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라고 말했다.
구조 설계는 지반 보강에 더해 기존 철근콘크리트(RC) 구조체 상부에 철골ㆍ트러스 구조를 덧입히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노후 건축물을 수직 증축하는 고난도 공법으로, 향후 도시재생 프로젝트의 레퍼런스로 삼겠다는 목표다. 그룹 4개 계열사가 각자 전문 영역을 맡아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종합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재원 마련 과정에서도 구성원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외부 차입 외에도 임원과 본부장급을 중심으로 내부 투자를 병행하며 계약금의 절반 이상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초기 유동성을 빠르게 확보했고, 사업 추진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한 회장은 “회사의 미래 비전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가 확인된 과정”이라며 “기업 성장 과정에 구성원들이 직접 힘을 보탰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했다.
신사옥을 계기로 하이테크 설계 역량 또한 다시 부각한다는 목표다.
MAP건축그룹은 그간 △알제리ㆍ카자흐스탄 CKD 자동차 공장 △슬로바키아 현대모비스 공장 △기아 오토랜드 화성공장 △인도 첸나이 현대차 공장 합리화 등 글로벌 생산기지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하며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최근에는 농심 녹산공장, SPC 미국 공장, PMC 바이오제닉스 경주공장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한 회장은 “글로벌 제조, 식품, 바이오 산업을 아우른 경험을 토대로, 신사옥에서도 최신 공정관리와 자동화 및 시각화 기법을 적용해 하이테크 역량을 실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주거와 건설사업관리(CM) 분야로도 넓혀가고 있다. 지난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광명시흥 A2-4BL 공동주택 설계공모’ 당선, TOK 첨단재료 평택 포승공장 감리, LH 매입형 임대주택 CM형 감리, 민간 시행사의 Pre-con(착공 전 원가절감 컨설팅)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CM 역량 강화를 위한 인사도 눈길을 끈다. MAP건축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엔지니어링기업 파슨스브링커호프 한국 대표이사 출신의 김찬중 부회장을 영입했다. 김 부회장은 15년 간 선진 건설사업관리 기법을 축적해 국내 프로젝트에 접목해온 전문가로, 한국형 CM 제도 발전에도 기여했다. 한 회장은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상황에서 국제 규격에 맞는 코드와 문서 체계 정비는 필수”라며 “김 부회장의 경험이 MAP의 해외 CM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부했다.
MAP건축그룹은 원자력ㆍ수소 분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원자력 설계 자격인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 인증을 취득해 근시일 내 원자력사업부 신설할 계획이다. 한 회장은 “전문성을 기확보한 분야를 중심 축으로 삼아 에너지, 방산, 조선 등 시대적 수요가 높은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의 중장기 목표도 분명하다. MAP건축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100대 건축·엔지니어링 기업 진입을 내걸고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3년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미주·유럽·아시아 11개국에 법인과 지사를 설립했으며, 현지 맞춤형 설계와 철저한 품질 관리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왔다는 평가다.
한 회장은 “신사옥 프로젝트는 서울의 한정된 부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고부가가치 도시재생 모델”이라며 “문정동 산업클러스터와 시너지를 내 지역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품질과 공정의 기준을 건축 자체에서 증명하는 공간이자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MAP건축그룹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전환점이자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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