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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지역에 위치한 롯데마트 발리점 내 코페아 카페&베이커리 전경. /사진: 롯데마트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내수 소비 침체와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업태가 등장하면서 성장을 이어가던 국내 소매시장이 정체 국면에 들어서자 K-콘텐츠 인기가 뜨겁고 젊은 인구도 급증하는 해외 시장에서 답을 찾는 모습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 사업을 재정비한다.
지난 21일 발리점을 도ㆍ소매 결합형 ‘하이브리드 매장’으로 리뉴얼해 사업자 고객과 일반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했다. 도매 매장은 2000평에서 500평으로 줄이고 나머지 1500평은 K-푸드 중심의 소매 공간으로 구성했다. 매장 90%를 먹거리로 채우고 ‘요리하다 키친’, ‘코페아 카페앤베이커리’ 등 식음료(F&B) 콘텐츠를 강화해 관광객과 현지 소비자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현지 상권 특성에 맞춘 복합형 점포를 확대해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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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인도 1호점(BHS) 오픈식 /사진: 이마트24 제공 |
이마트24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1호점을 열면서 국내 편의점 최초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매장 1층에서는 K-푸드와 편의점 상품을, 2층에서는 K-뷰티 상품과 포토부스를 배치했다. 특히 라면을 직원이 직접 조리해 제공하는 등 현지 소비 패턴을 반영했다. 외식 문화가 발달한 인도에서 젊은 세대와 한류 팬덤을 겨냥한 전략이다. 이마트24는 연내 추가 점포를 열고 장기적으로 마스터 프랜차이즈 체계로 확장할 방침이다.
쿠팡은 대만에서 중소기업의 수출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대규모 기획전을 시작했다. 내수 침체와 무역 장벽에 부딪힌 K-중기의 제품을 현지 소비자에게 직접 소개해 매출 증대를 돕고 장기적으로 정기 기획전을 통해 K-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전라북도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를 순회하면서 청년창업가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설명회와 협력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일본 도쿄 시부야 ‘파르코’ 쇼핑몰에 K-브랜드 편집숍 ‘더현대 글로벌’을 열고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선다. 내년 상반기 오모테산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일본 내 5개 매장을 순차적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국내 유통기업들의 해외 사업 확장은 내수 시장 성장 정체와 맞물려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254조90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0.03%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0.8)%보다 낮은 수치다. 이제 새로운 유통업태가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인구 감소, 소비 위축만 이어진 여파다.
반면 해외 신흥시장은 젊은 인구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인도는 인구의 65%가 35세 이하이고, 베트남은 10~24세 청년층이 21%를 차지한다. 중앙아시아 국가 중 타지키스탄은 인구의 31%가 14세 이하이며, 인도네시아 역시 평균 연령 30세 수준으로 젊은 소비층 비중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젊은 인구와 한류 열풍이 결합된 신흥시장은 유통업체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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